증권 증권일반

비주력 사업 정리하고 자금 확보.. 오너 2·3세 시대, M&A 늘어난다

김경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29 17:55

수정 2020.10.29 17:55

최근 국내 대기업에서 오너 2·3세 경영이 본격화되면서 인수합병(M&A) 시장이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젊어진 최고경영자가 사업재편에 나서면서 M&A가 많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들이 주력사업 재편에 따라 당분간 사모펀드들의 입김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국내 증권사 IB담당 임원은 "최근 수년간 SK그룹과 CJ, 한화그룹이 M&A시장에서 광폭 행보를 보였다"면서 "LG그룹과 롯데그룹도 본격적인 2~3세 경영시대를 맞이하며 최근 M&A시장 핵으로 떠오른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정의선 회장을 맞이한 현대차그룹과 이건희 삼성 회장의 별세로 승계작업이 급물살을 타게 된 삼성그룹도 향후 M&A시장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2018년 6월 구광모 회장 취임 후 LG그룹은 LG전자·LG화학·LG상사가 지분을 보유한 베이징 트윈타워를 1조3700억원에 매각했고, ㈜LG는 LG CNS 지분(1조원), 서브원 지분(6000억원)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했다.
또 LG전자의 수처리 자회사 매각(2500억원), LG화학의 LCD용 편광판 사업 매각(1조3000억원), LG유플러스의 전자결제 사업 매각(3000억원) 등 LG그룹이 비핵심 사업과 자산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이 5조원을 넘어선다. 이 중 LG CNS 지분 35%는 맥쿼리PE에 1조원, 서브원 지분 60.1%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했다.

이에 IB업계 일각에선 최근 이건희 회장 별세로 승계작업이 본격화되는 삼성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을 벌써 M&A 대상 리스트에 올려놓는 등 셈법이 분주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M&A업계 고위 관계자는 "10조원에 육박하는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선 일부 계열사의 매각, 또는 일부 지분 매각이 불가피하다"며 "이미 삼성 쪽에 줄을 대려는 IB들이 꽤 있다. 전자, 물산을 제외하곤 매각 대상 리스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사모펀드들과 대기업들의 합종연횡도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대부분 유학파 2·3세 오너들, 집안과 학벌이 받쳐주는 사모펀드 최고경영자(CEO)들 간의 네트워크도 이 같은 추세에 한몫한다는 판단이다.

세계 5대 사모펀드로 꼽히는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의 한국대표인 이상훈 대표와 이상호 글랜우드PE 대표는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의 자녀다.
MBK파트너스를 이끄는 김병주 회장은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넷째 사위로도 잘 알려졌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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