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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와 차우찬의 큰 차이점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성일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30 14:29

수정 2020.11.30 15:22

[파이낸셜뉴스]
두 번째로 FA 자격을 얻은 KIA 4번타자 최형우 /사진=뉴시스
두 번째로 FA 자격을 얻은 KIA 4번타자 최형우 /사진=뉴시스

그들은 11년간 같은 팀에서 뛰었다. 그동안 팀(삼성)은 5차례나 정상에 올랐다. 2016년 겨울 나란히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었다. 시장 주변에선 그들의 아버지 입을 통해 ‘이미 팀에서 마음이 떠났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소문은 사실로 드러났다.

최형우(37)는 KIA로 갔다.
국내 FA 사상 최초로 100억원(4년·계약금 포함)을 넘겼다. 차우찬(33)은 95억원에 LG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4년 전 이맘때 최형우와 차우찬의 차이는 무언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4년 5억원 차이면 시장으로부터 동등한 평가를 받은 셈이다. 계약 기술, 혹은 당일 현장 분위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액수였다. 4년 후 이 둘은 다시 나란히 FA 시장에 나왔다. 이번엔 얼마를 받을까.

최형우와 차우찬은 나이도 다르고, 타자와 투수로 보직도 구분된다. 이 둘의 성적을 직접 비교하긴 곤란하다. 일반적으로 FA 시장서는 투수 쪽이 더 선호된다. 하지만 투수의 경우 항상 내구성에서 걸린다.

아무리 좋은 투수라도 부상으로 인해 장기간 결장하면 헛일이다. 타자 쪽은 그런 점에서 보다 안정적이다. 4년 전 첫번째 FA 당시 차우찬은 도리어 내구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LG 차우찬 /사진=뉴시스
LG 차우찬 /사진=뉴시스

차우찬은 2009년부터 8년 동안 이태를 빼곤 모두 100이닝을 넘겼다. 투수로 흔치 않은 기록이다. 그 2년도 83⅔이닝(2012년·6승7패2홀드), 82이닝(2014년·3승4패21홀드)으로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였다.

차우찬은 2015년 13승7패1홀드, 173이닝으로 정점을 찍었다. 2016년에도 12승6패, 152⅓이닝의 훌륭한 성적을 남겼다. FA 자격을 얻은 그에게 구단들의 구애가 쏟아진 것은 당연했다.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 2015년 롯데에서 두산으로 옮긴 FA 장원준이었다. 2014년 장원준의 성적은 10승9패. 그리 뛰어나진 않았다. 두산이 주목한 부문은 장원준이 8년 연속 10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는 점.

롯데 사정에 밝은 두산 프런트는 장원준이 ‘건강하다’는 사실에 매우 고무됐다. 두산은 그에게 4년 84억원을 안겨주었다. 장원준은 두산에서 4년간 34승을 올렸다. 기대만큼 많은 승수는 아니다. 그러나 두산의 투자는 빅히트를 달성했다.

두산은 장원준을 데려 온 첫 해 우승을 차지했다. 이듬해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했다. 이후 이어진 두산 왕조의 첫 단추가 이때 꿰어졌다. 장원준은 두 번의 한국시리즈서 각각 선발 1승씩을 기록했다. 2015년 7⅔이닝 1실점, 2016년 8⅔이닝 1실점의 호투였다.

최형우의 가치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증명됐다. KIA는 2014년 8위에 그쳤다. 2015년 7위, 2015년 5위로 조금씩 좋아졌다. FA 최형우의 입단은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주었다. KIA는 2017년 통산 11번째(해태 시절 포함) 우승을 달성했다.

최형우는 2017년 0.342, 홈런 26개, 120 타점을 기록했다.
최형우의 가세로 그 해 KIA 타선의 무게가 달라졌다. 그 점에선 양의지를 영입해 타선과 안방을 일시에 두텁게 만든 NC도 비슷한 효과를 누렸다.
4년 동안 LG를 한국시리즈로 이끌지 못한 차우찬은 좀 아쉽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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