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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보, 2023년 7월 완전 퇴출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01 04:42

수정 2020.12.01 07:33

[파이낸셜뉴스]
안드레아 오르셀 UBS 최고경영자(CEO)가 2013년 1월 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의회의 리보금리 청문회 뒤 의사당을 빠져나가고 있다. 영국과 미국 금융당국은 지난달 30일 공동성명을 통해 오는 2023년 7월부터는 리보가 사라진다고 밝혔다. 사진=로이터뉴스1
안드레아 오르셀 UBS 최고경영자(CEO)가 2013년 1월 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의회의 리보금리 청문회 뒤 의사당을 빠져나가고 있다. 영국과 미국 금융당국은 지난달 30일 공동성명을 통해 오는 2023년 7월부터는 리보가 사라진다고 밝혔다. 사진=로이터뉴스1

세계 금융계에서 은행간 기준금리 역할을 했던 런던은행간금리(리보·LIBOR)가 2023년에 완전히 사라진다.

대신 '담보부 초단기 금리(SOFR·Secured Overnight Financing Rate)'가 은행간 기준금리 역할을 하게 된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와 영국 금융감독청은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공동성명에서 이같이 밝혔다.

리보는 은행들이 급전이 필요할 경우 다른 은행에서 돈을 꿀 때 활용되는 기준금리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은행들이 대규모로 이를 조작한 사실이 적발되면서 세계 주요 대형 은행들이 줄줄이 철퇴를 맞은 바 있다. 또 2008년 세계금융위기에서는 은행들이 서로를 믿지 못해 서로 대출을 꺼리면서 리보가 무용지물이 되기도 했다.

성명에 따르면 은행들은 내년 말 이후에는 리보를 기준으로 한 계약을 더 이상 체결할 수 없다. 2022년부터는 리보 금리도 공개되지 않는다.

또 리보를 기준으로 한 계약들은 2023년 6월 30일까지 모두 청산돼야 한다.

연준의 감독 부의장인 랜덜 퀘일스 이사는 성명에서 "리보 청산 과정이 질서있고, 시장참가자·기업·소비자들 모두에게 공정하게 되도록 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리보는 오랫동안 국제 금융시장에서 사실상의 기준 금리 역할을 해왔지만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위상이 크게 실추돼 왔다.

당시에는 은행들이 부실화한 대규모 주택담보대출로 언제 도산할지 아무도 모르던 때로 서로 상대방 은행을 믿지 못해 은행간 자금 이동이 사실상 끊겼다. 리보가 시장금리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또 급전을 대출해주더라도 매우 높은 금리를 적용했기 때문에 시중 금리가 치솟았고, 은행에서 당장 돈을 꿔야 하는 기업들이 대출을 하지 못해 줄도산하기도 했다.

리보 무용론이 나오던 와중에 2012년에는 대규모 부정이 드러났다.

도이체방크, 바클레이스, 씨티그룹, JP모간체이스, 로열뱅크오브 스코틀랜드(RBS) 등 세계 유수 은행들을 비롯해 일부 은행들이 리보를 조작한 혐의가 드러난 것이다.

이때부터 리보는 위기에는 도움도 안되고, 은행들이 돈놀이나 하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연준은 이를 기회로 SOFR을 도입하기로 했다.

은행들이 서로 원하는 금리를 적어내는 방식으로 정해지던 리보와 달리 SOFR은 은행들의 대출, 자산 등을 담보로 발행되는 유가증권에 어떤 금리를 적용할지 투자자들이 제시하는 금리 수준을 기초로 정해진다.

SOFR은 앞으로 뉴욕연방은행이 참여하는 채권 환매시장에서 기준금리 역할을 하게 된다.
뉴욕연방은행은 연준의 공개시장조작을 담당하는 창구역할을 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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