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이재용 없는 삼성...비상경영 체제 불가피

안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1.19 14:08

수정 2021.01.19 15:21

시스템 경영 3대축 공백 상태
김기남 부회장 등 CEO 체제
임시협의체 가능성도 나와
[파이낸셜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수감으로 총수 공백 사태를 맞은 삼성전자가 당분간 5명 등기이사 중심의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갈 전망이다. 당분간 중요한 결정은 이 부회장이 옥중에서 관여하겠지만, 다른 재판 준비까지 겹친 상황에서 옥중경영을 이어가는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조만간 계열 사장단들이 모이는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고 후속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SDI 등 전자관련 부문과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 금융부문이 별도로 회의를 가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분간 핵심인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처럼 대표이사 중심의 협의 경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당시 2월에 이 부회장의 공백 상황이 발생하자 권오현 부회장,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 등 3명의 부문별 최고경영자(CEO)와 재무 책임자였던 이상훈 CFO가 매주 만나 토의하는 방식의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했다.


이 부회장의 장기간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이 같은 전례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

이 부회장은 2017년 옥중에서 주요 사안들을 보고 결정을 내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일반 접견이 최소 4주 동안 중지되고 면회도 변호인을 통하거나 스마트폰 등의 전화 접견만 가능하다. 이 때문에 옥중에서 경영에 관여할수 있는 부분도 과거에 비해 제한적이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사내이사는 김기남 DS부문 총괄 대표 부회장, 김현석 CE부문 총괄 대표 사장, 고동진 IM부문 총괄 대표 사장,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총괄 사장, 최윤호 경영지원실장 사장 등 5명이다. 현재 김 부회장이 선임인 만큼 4년 전 권 부회장의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 일각에선 한시적으로 '경영위원회' 형태의 CEO 중심의 협의체가 만들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화그룹의 경우 김승연 회장이 구속 수감되자 원로 경영인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위원회'를 만들어 대응했다.
SK그룹도 최태원 회장이 두 차례 구속됐을 때 사장단 회의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중심으로 그룹을 컨트롤한바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 내부에선 부담이 커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반응이다.
과거와 단절 하겠다는 의미로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고 수요 사장단 회의도 폐지한 마당에 다른 경영협의체를 만들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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