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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TSMC "차량용 반도체 가격 15% 인상"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1.26 17:59

수정 2021.01.26 17:59

반도체 공급난…완성차업계 비상
【파이낸셜뉴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의 TSMC가 차량용 반도체 가격을 최대 15%까지 인상하는 안을 꺼내들었다.

그동안 완성차 업체들이 쥐락펴락 해온 자동차 부품 가격의 결정권을 반도체 공급업체들이 흔들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 업계는 차량용 반도체 가격이 10% 인상되면 자동차 생산원가가 약 0.18% 오르고, 영업이익은 1% 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대만 업체 TSMC는 이르면 2~3월 단계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가격을 15%까지 인상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반도체 공급 업체들 가운데 구체적인 인상 시기와 금액이 나온 것은 TSMC가 처음이다. 인피니언·NXP 등 여타 차량용 반도체 업체들의 공급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TSMC의 전 세계 차량용 반도체 공급물량은 10% 정도다. 글로벌 파운드리 1위 업체라는 상징성을 감안하면 다른 차량용 반도체 공급업체의 연쇄적인 가격 인상을 촉발시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쇄 현상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완성차 업체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부족에 전에없이 TSMC의 협상력은 커지고 있다. 이미 미국, 독일, 일본 정부는 대만 정부에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늘려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닛케이는 지금까지 완성차 업체들은 '원가절감'이란 명목하에 자동차 부품업체들에게 2~3% 가격 인하를 요구해 왔음을 언급하며, 이번 현상을 일컬어 "자동차 부품의 가격 결정권이 (기존 완성차 메이커에서) 반도체 공급업체로 넘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공급난에 완성차 업계와 반도체 업계간 '갑을 관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대만 반도체 기업 UMC의 고위 관계자는 "가격에 대해선 대답 할 수 없다"면서도 "반도체 메이커가 (완성차 제조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에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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