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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은 아니라는데… 갈수록 커지는 인플레 경고음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18 18:11

수정 2021.02.18 18:11

"경제 회복 멀어… 정책기조 유지"
시장의 금리인상 우려 일축했지만
도매물가·국채수익률 상승해 불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7일(현지시간) 미 경제 회복은 아직 멀었다고 못박았다. 경기 회복세에 탄력이 붙어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높아지고 이에따라 금리인상 시기가 빨라질 것이란 시장 예상을 일축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금리인상 예상에 따른 동요가 점점 확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공개한 지난달 26~27일 열렸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시장이 우려하는 조기 금리인상 전망은 근거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경제 여건이 FOMC의 장기 목표에 크게 못미치고 있으며 이같은 목표들을 충족할 때까지 지금의 정책 기조가 지속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사록은 이어 "따라서 모든 참석자들은 현 정책 기조와 지표에 기초한 금리와 자산매입 속도에 관한 정책 선제안내를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찬성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 노동부가 이날 공개한 경제지표 2개는 시중의 금리인상 우려를 증폭시켰다. 1월 소매매출은 전월비 5.3% 증가했고, 전년동월비로는 7.4% 늘었다. 시장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의 증가세였다.

ING 파이낸셜마켓츠의 제임스 나이틀리 이코노미스트는 "소비 및 지출이 모든 실린더에서 불을 뿜고 있다"며 소비가 풀가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1월 도매물가지수(PPI) 역시 2009년 12월 집계 이후 가장 큰 폭인 1.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장의 인플레이션 전망은 강화됐다.

경제지표 호전은 채권시장에서 국채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졌다. 채권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경제가 호전되거나,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이 예상될 때 국채 수익률이 상승한다.

시중 금리 기준이 되는 10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저항선인 1.3%를 뚫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지난해 2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장중 1.33%까지 올라갔다. 또 장기 금리 기준이 되는 3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이달 최고치 행진에서 일부 후퇴됐지만 여전히 2%를 넘는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역시 1년만에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들은 시장의 인플레이션 우려와 이에따른 국채 수익률 상승은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며 냉정을 되찾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하이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칼 와인버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임금"이라면서 "여전히 매우 높은 실업 속에서도 임금이 높아지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바로 이 점이 인플레이션 심리를 부추겼다"면서 "그러나 실제 인플레이션 조짐은 그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와인버그는 "지금 인플레이션 심리는 에너지 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확대되고 있을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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