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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막아도 '영끌·빚투' 열풍… 가계빚 1700조 넘었다 [가계부채 '빨간불']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23 12:00

수정 2021.02.23 20:26

작년 4분기 44조5000억 증가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폭
주담대·기타대출 큰폭 늘어
대출 막아도 '영끌·빚투' 열풍… 가계빚 1700조 넘었다 [가계부채 '빨간불']
가계 빚이 지난해 4·4분기에도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1726조원을 넘어섰다. 가계대출이 무려 44조5000억원 늘어나면서 역대 최대로 증가했다. 정부가 대출 규제에 나섰는데도 불구하고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이 지속된 결과로 분석된다. 이 같은 가계대출 증가는 인플레이션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경우 우리 경제에 위험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4·4분기 중 가계신용(잠정)' 결과에 따르면 4·4분기 가계신용 잔액은 모두 1726조1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분기보다 44조2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전분기 44조6000억원 증가한 데 이어 여전히 높은 증가액이다.
전년 같은 기간 27조8000억원 증가한 데 비해서도 증가액은 크게 늘었다. 특히 지난 2016년 4·4분기 46조1000억원이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역대 세번째로 높은 증가액이다.

이에 따라 2020년 중 가계신용 증가규모는 125조8000억원에 달했다. 전년 63조6000억원 증가한 데 비해 두배 이상 증가 규모가 확대됐다. 2016년(139조4000억원) 이후 최대로, 연간 증가율(7.9%)은 2017년(8.1%)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가계신용 증가율은 전년동기 대비 7.9%로 지난 2019년 3·4분기 3.9%를 기록한 이후 5분기 연속 상승했다"며 "4·4분기 가계신용 증가폭이 44조2000억원으로 전분기 44조6000억원보다는 소폭 감소했지만 규모 자체가 역대 세번째로 크다. 기타대출이 지난 분기에 이어 증가 규모가 크게 증가했고 업권별로는 예금은행 증가율이 컸다"고 설명했다.

실제 가계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의 증가폭은 4·4분기 지난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폭을 기록했다. 44조5000억원 증가해 대출잔액이 1630조2000억원에 달했다.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 모두 증가폭이 확대됐고 기타대출 증가폭은 역대 최대를 나타냈다. 업권별로는 예금은행 증가폭이 역대 최대로 늘어난 가운데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증가폭도 확대됐다.

예금은행의 경우 주택 매매거래량 증가 등으로 주담대 증가폭이 확대됐고, 주택·주식자금 수요 등으로 기타대출도 전분기에 이어 크게 증가해 통계 이래 역대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4·4분기 35만가구로 2·4분기 29만6000가구, 3·4분기 30만9000가구에서 점차 증가했다. 지난해 정부가 가계 신용대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내달 추가 규제가 시행되지만 정책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어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주담대가 증가로 전환된 가운데, 상호금융을 중심으로 기타대출 증가폭도 확대됐다. 기타금융기관은 여신전문회사의 카드론 등을 중심으로 기타대출 증가규모가 확대됐다.
카드회사의 카드론 잔액은 지난해 2·4분기 32조5000억원에서 3·4분기 33조4000억원, 4·4분기에는 34조8000억원으로 증가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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