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컨테이너박스 값 3500달러 넘었다… 수출업계 ‘속앓이’

김미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01 18:21

수정 2021.03.01 18:21

中업체 증산 안하고 美 항로 적체
지난해초 1800달러서 90% 급등
상반기 부족 이어져 수출기업 부담
국내 수출기업들이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호조에도 컨테이너박스 가격이 개당 3500달러(약 395만원)까지 폭등하면서 다시 비상이 걸렸다. 선박 부족과 해상운임 급등에 이어 최근 컨테이너박스 품귀 현상으로 컨테이너박스 가격까지 오르며 해상운송 비용이 급증한 탓이다.

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20피트(약 6m)형 드라이 컨테이너박스 신조 가격은 개당 3500달러를 돌파했다. 컨테이너 박스(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의 신조가는 지난해 초 1800달러에서 같은 해 말 2500달러를 기록했고, 최근 3500달러까지 상승해 90%가량 급등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컨테이너박스 가격 급등과 품귀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수출기업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전 세계 컨테이너박스 생산의 80% 이상을 담당하는 CIMC, CXIC 등 중국 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리지 않는 가운데 아시아~미국 항로의 항만 적체가 지속되며 컨테이너박스 품귀현상이 지속된 것이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미 시장의 강한 수요로 컨테이너박스가 점점 미국에 집중되는 가운데 항만 적체 현상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계속해서 밀려드는 컨테이너박스 때문에 항만의 제한적인 노동력이 공(空) 컨테이너 처리보다 수입 컨테이너 하역에 집중되고 있고, 결국 공컨테이너를 회수하지 못하고 아시아로 돌아오는 선박이 증가하며 박스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컨테이너박스 공급부족 현상은 해운운임 강세의 지지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세계 컨테이너선 운임지표인 상하이 컨테이너선 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28일 기준 2775.29를 기록했다. 전주보다 100.64포인트 하락했지만 전년동기 대비 여전히 3배 높은 수준이다. 주요 노선인 아시아~북미서안 노선 운임은 FEU(12m 컨테이너 1개)당 3968달러로,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높다.


글로벌 경기 반등에 따른 주요 소비국의 강한 수요와 컨테이너 공급 부족현상은 올해 상반기 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해운운송 비용 증가에 따른 수출기업의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업계 관계자는 "올해 물동량 증가에 따른 운임 상승이 해운업계에는 호재일 수 있으나 수출기업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특히 대기업의 경우 대형 화주들과 연간 계약을 맺어 그나마 타격이 작지만 장기 계약을 맺지 않는 중소·중견 수출기업들은 선복 확보와 운임 상승 등 수출에 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jk@fnnews.com 김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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