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포츠일반

추신수의 신세계 vs. 이대호의 롯데… '유통 라이벌' 승자는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성일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03 18:01

수정 2021.03.03 18:01

추신수 영입한 신세계 '파란불'
역대급 중심타선에 마운드도 탄탄
신본기 빠진 롯데 '빨간불'
내야 불안에 외국인 투수 의존
추신수의 신세계 vs. 이대호의 롯데… '유통 라이벌' 승자는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추신수/뉴스1
추신수/뉴스1
이대호/뉴스1
이대호/뉴스1
롯데와 신세계는 지난 연말과 올초 각각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때만해도 이 트레이드의 비중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롯데는 내야수 신본기와 투수 박시영을 KT 투수 최건과 내년 신인 드래프트 2차 지명권과 맞바꾸었다.

얼마 후 신세계(당시 SK)는 키움 투수 김상수를 영입하면서 현금 3억원과 역시 2차 지명권 한 장을 내주었다. 잔잔한 호수에 돌 하나 던진 것처럼 파문은 오래 가지 않았다. 하지만 SK가 신세계로 간판을 바꾸어 달고, 추신수를 영입해오면서 트레이드의 의미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무게감이 달라졌다.

롯데는 현재보다 미래를 보고 투자했다. 나승엽, 김진욱이라는 미래 자원의 영입, 민병헌의 이탈로 예감되는 전력 약화를 감안한 설계로 보인다. 그러나 유통 라이벌 신세계가 야구 판에 뛰어들 줄은 상상도 못한 시점의 얘기다.

올시즌 롯데에겐 미래가 없다. 당장 신세계와 박터지는 각개전투를 벌여야 한다. 한 명의 베테랑 전투원이 절실한 판국이다. 반면 신세계는 현재에 초점을 맞추었다. 추신수, 최주환 왼쪽 쌍포에 든든한 불펜 김상수를 얻었으니 천군만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외국인 선수의 변수를 0으로 놓고 보면 2021시즌 신세계 앞에는 일단 파란불, 롯데엔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롯데로선 특히 신본기의 손실이 아쉽다. 신본기는 활용도가 다양한 내야수다. 내야 전 포지션의 소화가 가능하고 타격도 나쁘지 않다.

22살의 빠른 볼 투수 최건을 데려왔으니 손실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만 놓고 보면 신본기는 당장 고지전이 가능하지만 최건은 좀 더 전문적인 훈련을 거쳐야 한다. 주목받지 않았던 지난 트레이드 얘기부터 꺼낸 이유는 롯데와 신세계의 올시즌 라이벌 구도가 그만큼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마이너스 전력 요소가 거의 없다. 외국인 투수의 경우 지난해 워낙 농사를 망쳤기에 더 이상 나빠지려 해도 나빠 질 수 없는 상황이다. 두 외국인 투수의 승수 합계가 6승밖에 되지 않았다. 패수는 17패에 달했다.

새 외국인 투수 폰트와 르위키가 웬만큼만 해주면 마운드 높이는 올라가게 된다. 국내 투수 원투펀치 문승원과 박종훈, 불펜의 김상수가 힘을 보태면 신세계의 투수력은 상위권 전력으로 분류될 만하다.

신세계 타선의 무게감은 확연히 달라졌다. 추신수-최정-로맥-최주환-한유섬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은 역대급이다. 최정과 로맥이 모두 우타자였는데 좌타자 두 명의 가세로 균형감까지 생겨났다.

롯데는 세 명의 외국인 선수 가운데 두 명을 잔류시켰다. 지난해 9승을 기록한 샘슨을 내보내고 앤더슨 프랑코를 영입했다. 그의 활약 여부에 따라 거인 마운드의 수위가 달라질 예상이다. 최근 프랑코의 불펜 피칭을 지켜본 허문회 감독은 후한 평점을 주었다.

롯데의 시급한 과제는 민병헌의 이탈에 따른 화력 손실이다. 뇌수술을 받은 민병헌은 상당 기간 결장이 불가피하다.
신본기가 떠난 내야 대체 요원도 아슬아슬하다. 포수 문제라는 아킬레스건도 여전히 잠복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이벌전은 늘 예상과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롯데와 신세계 가운데 승자는 누가 될까.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