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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곳간지기’ 안일환 靑으로… 최장수 홍남기 거취도 주목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30 18:27

수정 2021.03.30 18:27

文정부 경제라인 대폭 교체
재정건전성 우려에 ‘예산통’ 중용
추경 집행 속도 낼 적임자로 평가
기재부 1·2차관은 동시에 물갈이
임기 1년여를 남긴 문재인정부가 경제라인을 대폭 교체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세보증금 논란을 일으킨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을 경질하면서 순차적으로 공석이 발생한 탓이다.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이 정책실장으로 올라가면서, 안일환 기획재정부 2차관이 청와대 경제수석을 맡게 됐다. 안 차관이 청와대로 가면서 기재부는 2차관뿐 아니라 1차관도 물갈이를 단행했다. 관가에선 4월 1일 역대 최장수 경제부총리를 앞두고 있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거취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예산통 안일환, 청와대 간다

안일환 기획재정부 2차관은 30일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을 찾아 이임 인사를 했다.
청와대는 이날 안일환 신임 경제수석, 이억원 기재부 1차관, 안도걸 기재부 2차관을 각각 내정했다고 밝혔다. 마산고 출신인 안 신임 경제수석은 행시 32회로 공직에 들어왔다. 지난 정부 기재부 대변인을 맡았고 문재인정부에선 예산총괄심의관, 사회예산심의관, 예산실장을 거쳐 2차관을 역임한 '예산통'이다. 그가 기재부 예산실 총괄과장 시절인 2010년에 출판한 '한국의 재정'은 신입 기재부 사무관의 필독서다.

청와대가 안 수석을 부른 것은 탁월한 추진력 때문이란 해석이 많다. 안 수석은 지난해 4차례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확보한 지원금을 코로나 피해계층에 신속히 집행될 수 있도록 관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6일 '긴급 재정관리점검회의'에서도 그는 5월 말까지 소상공인 '버팀목자금+(플러스)'와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예산 80% 이상을 집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추경은 집행 속도에 따라 효과에 차이가 크다. 안 수석의 추진력을 감안하면 현 정부 남은 과제를 수행할 적임자라는 평가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이후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청와대에 예산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컸다는 해석도 나온다. 안 수석의 전임인 이호승 정책실장도 행시 32회 기재부 출신이지만 정책조정국, 경제정책국장 등을 역임하면서 정책을 주로 맡았다. 이에 비해 안 수석은 예산 전문가인 만큼, 청와대로선 정책과 예산을 두루 고민하기에 적합한 인물이란 설명이다. 또 확장재정 정책을 펼 때마다 당정이 갈등을 일으키는 만큼 안 수석이 조율에 나설 것이란 분석도 있다.

■1·2차관 교체한 기재부, 부총리도?

이번 인사에 주목할 부분은 기재부 1·2차관이 동시에 교체된 점이다. 지난 1월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에 대해 이견을 피력해 정세균 총리로부터 "개혁저항세력"이란 비판을 받았던 김용범 1차관 후임으론 이억원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이 내정됐다. 2차관엔 안도걸 예산실장이 내정됐다. 청와대는 "이 1차관은 탁월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국판 뉴딜, 혁신성장 정책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며 안 2차관 역시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재정운용으로 서민경제의 활력을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 1·2차관이 동시에 교체되면서 관가에선 4월 1일 역대 최장수 경제부총리가 되는 홍남기 부총리의 거취에 이목이 쏠린다. 코로나19 경제위기 와중에 경제수장을 맡아 무난히 위기를 극복해오면서 문 대통령의 신임을 받아 최장수 기록을 달성했다는 평가다.
일각에선 선거 이후 예상되는 개각에 부총리 교체가 포함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29일 임기가 만료된 최정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후임 역시 조만간 결정될 전망이다.
당초 현 정부의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론'의 주창자인 홍장표 부경대 교수가 유력하다고 봤지만 KDI 원로학자들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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