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옷처럼 입는 로봇으로 무거운 짐도 쉽게 나른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14 09:18

수정 2021.04.14 09:18

기계연구원,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 개발
전류흘리면 근육옷감보다 1500배 무게도 견뎌
한국기계연구원 박철훈 박사팀이 개발한 근육옷감을 착용하고 앉고 일어서기, 계단오르기 및 반복운동이 필요한 팔과 다리의 재활훈련 등에 활용할 수 있다. 기계연구원 제공
한국기계연구원 박철훈 박사팀이 개발한 근육옷감을 착용하고 앉고 일어서기, 계단오르기 및 반복운동이 필요한 팔과 다리의 재활훈련 등에 활용할 수 있다. 기계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힘을 절반만 사용해도 물건을 들거나 움직일 수 있는 입는 로봇을 개발했다. 이 입는 로봇은 택배노동부터 돌봄노동, 건설노동 등 일상적인 작업부터 재활훈련까지 필요에 따라 가볍고 편하게 착용할 수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첨단생산장비연구부 로봇메카트로닉스연구실 박철훈 박사팀이 형상기억합금으로 만든 얇고 가벼운 근육옷감으로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을 만들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와 관련해 국내특허 7건과 해외 PCT특허 2건을 출원했다.


연구진은 근육옷감을 다리나 팔의 근육 부위에 부착하고 앉았다 일어서기, 계단 오르기, 무거운 짐 들기 등의 동작을 보조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평소 사용하던 근력의 50% 만으로도 같은 동작이 가능했다.

박철훈 박사는 "이 옷감을 짜는 기술을 적용하면 웨어러블 로봇 제조공정 경제성을 수백~수천만 원대에서 양산 가능한 수준까지 크게 개선할 수 있는 만큼 로봇산업부터 섬유, 패션산업까지 다양한 신산업 창출도 가능할 것"아라고 전망했다.

한국기계연구원 박철훈 박사팀이 개발한 직조 근육옷감은 실처럼 가는 스프링 형태의 형상기억합금을 옷감제작과 동일한 방법으로 직조해 가볍고 부드럽지만 자체 무게의 1500배를 들어올릴 수 있다. 기계연구원 제공
한국기계연구원 박철훈 박사팀이 개발한 직조 근육옷감은 실처럼 가는 스프링 형태의 형상기억합금을 옷감제작과 동일한 방법으로 직조해 가볍고 부드럽지만 자체 무게의 1500배를 들어올릴 수 있다. 기계연구원 제공
연구진은 먼저 머리카락의 절반보다 가는 40㎛ 굵기의 형상기억합금을 스프링 형태 실로 만들어 옷감을 짰다. 이 근육옷감은 실제 옷감처럼 자르거나 접을 수 있다. 이 근육옷감을 이용해 스파이더맨 슈트처럼 가볍고 부드러우며, 근육처럼 스스로 힘을 낼 수 있는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을 만들었다.

형상기억합금으로 만든 이 근육옷감은 손바닥 크기의 무게가 6.6g으로 종이컵 하나 정도에 불과하다. 우리 몸의 근육이 움직일 때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듯 이 옷감도 머리카락보다 가는 형상기억합금에 전류가 흐르면 근육처럼 수축하며 힘을 낸다. 수축할때의 힘은 옷감 무게의 1500배에 달하는 10㎏을 들어 올릴 수 있는 정도다.

연구진은 형상기억합금을 스프링 실 형태로 만들어 근육옷감으로 짜는 데 성공한 만큼 기존 직조기를 이용한 대량생산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향후 직조 근육옷감 및 이를 적용한 근력 보조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의 기술이전을 추진키로 했다. 또한 직조용 형상기억합금 스프링 실의 굵기를 지금보다 더 가늘게 만드는 등 직조 근육옷감의 성능을 향상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박철훈 박사는 "근육옷감 직조기술은 택배, 돌봄노동 등 다양한 근로자 작업환경 개선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 분야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재활훈련이 가능한 착용형 재활기기, 마사지기기 같은 헬스케어 분야까지 폭넓게 적용될 수 있는 원천기술"이라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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