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與, 종부세 개편 추진에 당내 반발…부동산정책 '옥신각신'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23 06:00

수정 2021.04.23 06:00

종부세 납부 기준 변경이 핵심
'공시가격 기준 9억 → 12억 상향'
'주택가격 상위 1~2%로 제한'
두가지 놓고 당내 의견 엇갈려
참여정부 '98대 2' 논란 재연 우려
대출규제·재산세 감면 완화엔 공감대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4.2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사진=뉴스1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4.2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수정 논란에 휩싸이며 고심이 커지고 있다.

무주택자들에 대한 대출규제 완화와 재산세 감면 주택기준을 공시가격 6억원에서 9억원 이하로 확대하는 것에 대한 여당 내 공감대는 어느정도 형성됐으나, 문제는 종합부동산세 적용 기준이다.

종부세 납부 기준을 공시가격으로 할지, 주택가격 상위 1∼2%로 제한할지를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어, 향후 당내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

현재 종부세 납부 기준을 공시가격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하는 법안이 더불어민주당에서 발의됐으나, 일각에선 주택가격 상위권만 대상으로 적용하자는 주장도 여전해 자치 참여정부 당시 쟁점이 된 '98대 2' 논란이 재연될 소지도 다분하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22일 파이낸셜뉴스와 통화에서 "청년을 포함해 무주택자에 대한 대출규제 완화와 종 1주택자 재산세 완화에 대해선 당에 어느정도 컨센서스(합의)가 있지만, 수준의 차이가 있다"며 "문제는 종부세다. 종부세 적용 기준 변경 여부는 부동산 정책 기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 정무위 간사인 김병욱 의원이 종부세 공제액기준을 공시지가 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해 종부세 적용대상을 줄이고, 1가구 1주택 종부세 적용대상을 공시지가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하는 '종부세법 개정안'과 '재산세법(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민주당에선 벌써부터 부자감세 논란이 점화돼 논쟁이 가열되는 분위기다.

국회 국토위 소속인 진성준 의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집값 폭등의 피해자는 고액의 부동산 자산가가 아니다. 최대 피해자는 전국 43.7%, 서울 51.4%에 달하는 무주택 서민"이라며 "선거 패배의 원인에 대한 진단과 처방, 정책의 우선순위가 완전히 전도돼 있다"고 반발했다.

박주민 의원도 "무분별한 세금 인하와 대출 규제 완화는 수요 확대 정책이라 집값의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며 "보궐선거 결과가 주는 충격 때문에 여러 대책이 쏟아지고 있는데, 솔직히 걱정이 많이 된다"고 우려했다.

이같은 지적에 김병욱 의원은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재산세와 종부세를 조정해 주자는 것은 결코 부자감세가 아니다"라며 "12년전 만든 종부세의 부과기준 9억원을 현실에 맞게 조정해 주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라고 반박했다.

이러한 논란 속에 2005년 노무현 정부 당시 종부세 도입으로 적용대상이 2%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돼, 당시 반대진영에선 '98 대 2' 논란을 제기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종부세 적용 비율을 상위 2%로 제한하자는 목소리가 터져나오면서 노무현 시즌2 논란은 재가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당의 부동산 정책 행보가 갈지(之)자 행보를 보이면서 범여권인 정의당도 발끈하고 나섰다.

정의당은 이날 민주당의 부동산 정책 선회가 현실화될 경우 이명박 정권의 '부자 감세'와 '빚내서 집 사라'는 박근혜 정권 정책과 판박이가 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여영국 대표는 상무위원회의에서 "10여 년 전 '하우스 푸어' 대란을 경험하고도 대출을 끼고 집을 사라는 꼴이니 무책임의 극치"라며 "도대체 가치와 철학이 무엇이냐"라고 일갈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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