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가지마 정민아, 가지마".. 한강 사망 대학생 발인식 눈물바다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05 13:01

수정 2021.05.05 13:01

지난달 25일 새벽 반포 한강 둔치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씨의 발인식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엄수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5일 새벽 반포 한강 둔치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씨의 발인식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엄수되고 있다. 뉴스1

"가지마 정민아, 가지마.. "

서울 한강공원 근처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씨(22)의 장례 절차가 5일 마무리됐다. 이날 오전 8시 20분께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치러진 발인식에는 유족들과 고인의 친구들, 취재진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발인식에 앞서 진행된 추도식에서는 손씨 아버지의 편지 낭독이 있었다. 손씨 아버지는 "너는 우리 인생이 살아갈 만하다고 알려줬고 네가 없었더라면 행복이라는 단어를 몰랐을 것"이라며 "선물처럼 왔던 너를 영원히 그리워하겠다, 오래지 않아 만나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엄마는 걱정마, 아빠 믿지”라며 “우리 잘 봐주고 있어. 정말 고맙다”고도 했다.

손씨 친구들도 편지 낭독을 통해 "노는 걸 정말 좋아해 모든 날 친구와 약속을 잡았던 정민이, 다시 만날 그날 웃는 표정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아직 그립고 보고 싶다, 아직 꿈만 같다”며 “너의 백만불짜리 미소가 아른거린다. 다시 만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너의 몫까지 웃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장례식장은 자식 잃은 부모의 통곡으로 가득 찼다. 손씨 어머니는 헌화가 이어지는 동안 "가지마 정민아, 가지마"라며 연신 흐느꼈다. 비교적 덤덤한 표정이던 손씨 아버지는 손씨의 관이 운구차에 실리는 모습을 보며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언론 등을 통해 타살 의혹을 제기하던 손씨 부친은 이날 이와 관련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손씨는 성당에서 장례 미사를 한 뒤 추모공원에 안치된다.

앞서 손씨 아버지는 이날 새벽 2시께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학교 친구들이 거의 4일 내내 왔다"며 "아무도 말 걸어주지 않을 때 제일 먼저 말을 건네줘서 고마웠다는 분들이 많은 것을 보고 아들이 잘 살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금의 이별이 너무 아쉽지만 언젠가 다시 만날 것을 알기에 이제 너를 보내주려고 한다"며 "우리는 늘 너와 함께 할거고 늘 그리워 할거야"라고도 언급했다.


손씨의 사인을 밝혀달라며 지난 3일 시작된 청와대 국민청원은 이날 정오 기준 31만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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