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마지막이라 떨려요" 40년 역사의 의무경찰 선발시험 현장

김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25 16:34

수정 2021.06.25 16:34

2023년 의무경찰제 폐지 앞두고 마지막 시험
서울청 의경 선발시험 경쟁률 30:1
코로나19 방역 위해 응시자간 2m간격 유지 등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등 체력검사도 실시
2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경찰청 기동본부에서 열린 마지막 의무경찰 선발시험에서 응시생들이 체력검사를 하고 있다. 의무경찰 선발시험은 82년에 제1차 시험이 실시된 후 40여년간 총 378회를 실시, 212만여명이 지원해 49만여명을 선발했다. 이번 선발된 인원은 의무경찰이 최종 폐지되는 23년 5월에 전역할 예정이다. /사진=뉴스1
2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경찰청 기동본부에서 열린 마지막 의무경찰 선발시험에서 응시생들이 체력검사를 하고 있다. 의무경찰 선발시험은 82년에 제1차 시험이 실시된 후 40여년간 총 378회를 실시, 212만여명이 지원해 49만여명을 선발했다. 이번 선발된 인원은 의무경찰이 최종 폐지되는 23년 5월에 전역할 예정이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오는 2023년 의무경찰제 폐지를 앞두고 40여년 역사의 '마지막 의무경찰' 선발시험이 25일 진행됐다.

이날 오후 2시께 서울 중구 소재 서울청 기동본부 후문에는 마지막 의무경찰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20대 초반 남짓의 남성들이 기동본부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긴장한 듯 담담한 모습으로 차례로 경찰 관계자의 안내에 다라 기동본부에 입장했다.

이번 서울경찰청 의무경찰 선발시험에 지원한 응시자는 총 3893명으로, 경쟁률은 약 30대1이다. 일반 의경 106명과 특기(운전·조리) 의경 24명 등 모두 130명이 선발될 예정이다. 서울경찰청은 오는 7월 15일까지 선발시험을 오전, 오후로 진행한다.

이번 의무경찰에 선발된 인원은 오는 10~11월께 1141기, 1142기로 나뉘어 입영될 예정이다. 마지막 기수인 1142기는 의무경찰이 최종 폐지되는 2023년 5월에 전역 예정이다.

서울경찰청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기동본부 입장 전 응시자들의 코로나19 문진표를 작성받은 뒤 두 차례 체온 측정을 거쳐 시험장에 입장토록 했다. 체온이 37.5도를 넘은 응시자들은 이날 시험을 응시할 수 없고, 오는 15일 오후에 다시 시도를 하도록 안내했다.

경찰은 응시자들이 지정된 출입구와 통로만 사용하도록 폴리스라인을 설치해 기동본부 내 의경들과 접촉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했다. 이날 오후 의경 선발시험에 응시한 54명은 기동본부 2층과 3층 각 시험장에 나뉘어 시험을 치뤘다. 한 시험장 당 30여명 이내 수준의 인원을 수용토록하고 시험장 내 간격을 2m로 유지했다.

응시자들은 체력검사에 앞서 오후 2시부터 40분간 적성검사를 받았다. 적성검사는 단체생활 적합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로, 전체 337문항으로 구성됐다. 결과에 따라 0~5등급으로 나뉘는데 이 중 0~2등급에 해당한 이들만 체력검사에 응시할 수 있었다.

2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경찰청 기동본부에서 열린 마지막 의무경찰 선발시험에서 응시생들이 체력검사를 하고 있다. 의무경찰 선발시험은 82년에 제1차 시험이 실시된 후 40여년간 총 378회를 실시, 212만여명이 지원해 49만여명을 선발했다. 이번 선발된 인원은 의무경찰이 최종 폐지되는 23년 5월에 전역할 예정이다./사진=김문희 기자
2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경찰청 기동본부에서 열린 마지막 의무경찰 선발시험에서 응시생들이 체력검사를 하고 있다. 의무경찰 선발시험은 82년에 제1차 시험이 실시된 후 40여년간 총 378회를 실시, 212만여명이 지원해 49만여명을 선발했다. 이번 선발된 인원은 의무경찰이 최종 폐지되는 23년 5월에 전역할 예정이다./사진=김문희 기자

적성검사가 끝난 이후에는 감독관의 안내에 따라 체력검사가 이어졌다. 적성검사을 통과했다는 안도감과 체력검사를 앞둔 긴장감이 시험장 내 감돌았다.

이날 체력검사는 윗몸일으키기(1분 20회), 문신검사, 멀리뛰기(160㎝ 이상), 팔굽혀펴기(1분 20회) 순으로 진행됐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탈락자가 발생하는 종목은 멀리뛰기로, 응시자가 너무 긴장한 나머지 시작 선을 밟거나 종료지점을 넘었지만 균형을 잃고 뒷걸음을 치다 탈락하는 사례가 발생한다고 경찰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날 응시자들은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양손에 비닐장갑을 착용한 채 체력검사에 임했다. 감독관은 "윗몸일으키기를 할 때 비닐장갑에 미끄러져 머리 뒤 손깍지가 풀리지 않도록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한 응시자는 "비닐장갑을 착용한 채로 팔굽혀펴기를 할 때 손이 미끄러질것 같아 불편했다"고 말했다.

이날 선발시험에 합격한 조승연씨(20)는 "꿈이 경찰인데, 의경 생활을 통해 미리 경험을 해보면 꿈에 대한 확신을 가질 것 같아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씨는 "마지막 의무경찰 선발시험이라고 해서 더 긴장했는데 생각한 것 보다 잘 한 것 같아 기분이 좋고 홀가분 하다"며 "시험 과목 위주로 집에서 하루에 100개씩 연습을 했는데, 의경 준비에 힘을 준 가족들에게 합격 소식을 어서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의무경찰은 지난 1982년 전투경찰대 설치법 개정에 따라 전투경찰순경을 작전 전경과 의무경찰로 구분하면서 만들어졌다. 1983년 2월 의경 1기가 최초로 입영한 후, 2013년 9월 마지막 전경 3211기가 전역하면서 의경이 일선현장에서 집회시위 대응, 주요시설 경계·거점 근무, '코로나19' 방역 현장지원, 지역축제 등 행사안전 지원활동, 112타격대 작전임무 수행, 경찰서 청사방호 업무 등 치안 업무 보조 임무를 수행해 왔다.

정부는 인구 감소로 병역 인력이 부족해지자 2017년 '의무경찰 단계적 감축 및 경찰인력 증원 방안'을 국정과제로 확정한 뒤 2018년부터 의무경찰 인원을 20%씩 감축해 왔다. 경찰청은 이를 1대3 비율로 경찰관 7773명으로 대체하고 있으며, 의경 완전폐지 되기 전까지 인력 대체를 마무리 한다는 방침이다.

정석환 서울경찰청 의무경찰계 경정은 "의무경찰 감축·폐지에 따라 해당 임무는 경찰관기동대, 청사 방호인력 등을 확충해 대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3년 의무경찰 폐지를 앞두고 마지막 의무경찰 선발시험이 열린 2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에서 응시자들이 적성검사를 치르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번 마지막 선발시험에는 전국 10,336명이 지원해 329명을 선발할 예정이며, 선발된 인원은 올해 10~11월로 나뉘어 입영해, 의무경찰이 최종 폐지되는 2023년 5월에 전역할 예정이다. /사진=뉴시스
2023년 의무경찰 폐지를 앞두고 마지막 의무경찰 선발시험이 열린 2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에서 응시자들이 적성검사를 치르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번 마지막 선발시험에는 전국 10,336명이 지원해 329명을 선발할 예정이며, 선발된 인원은 올해 10~11월로 나뉘어 입영해, 의무경찰이 최종 폐지되는 2023년 5월에 전역할 예정이다. /사진=뉴시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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