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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실고' 주인공 중국 아버지, 24년 만에 납치된 아들 찾아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14 04:44

수정 2021.07.14 07:32

[파이낸셜뉴스]
중국 베이징의 수족관을 그려 놓은 벽화 앞에서 13일 시민들이 아이들과 함께 휴식을 취하고 있다. AP뉴시스
중국 베이징의 수족관을 그려 놓은 벽화 앞에서 13일 시민들이 아이들과 함께 휴식을 취하고 있다. AP뉴시스

중국의 한 남성이 납치된 아들을 24년만에 찾아냈다. 오토바이 한 대로 중국 전역을 50만km 넘게 돌아다닌 끝에 결국 잃어버린 아들을 찾아냈다.

13일(이하 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궈강탕이라는 이 아빠는 산둥성 자신의 집 앞에서 인신매매꾼들에게 당시 2살짜리였던 아들을 납치당했다.

그의 이야기는 2015년 홍콩 영화배우 류더화(유덕화)가 주연한 '실고(Lost and Love)'라는 영화로도 소개된 바 있다.


중국 공안부에 따르면 당국은 유전자 DNA 검사를 통해 궈씨의 아들 신원을 확인했다. 이후 용의자 2명이 수배됐고, 결국 체포됐다.

범인들은 남녀 커플이었다.

당시 연인이던 범인들은 돈을 받고 아이를 팔아 넘기기 위해 유괴를 계획했다.

궈씨의 아들이 집 밖에서 놀고 있는 것을 목격한 납치범 가운데 탕이라고만 알려진 여성 납치범은 아이를 납치해 남자친구 후가 기다리는 버스터미널로 아이를 끌고 갔다.

범인들은 아이를 시외버스에 태워 인근 허난성으로 데려갔고, 그곳에서 아이를 팔았다.

납치된 아이는 이후 지금까지 허난성에서 살았다.

11일 재회한 아이와 부모는 서로 끌어안고 울었다.

영화 실고에서 궈씨 역할을 했던 배우 류더화도 축하 인사를 보냈다.

사우스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류는 "궈 형제에게 내가 그의 인내를 존경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1997년 아이가 유괴된 뒤 궈씨는 실종 단서를 찾기 위해 중국 20여개 성을 오토바이 한 대에 의지해 종횡무진했다.

그 과정에서 교통사고로 뼈가 부러졌고, 고속도로에서는 강도를 만나기도 했다. 그가 아이를 찾는 과정에서 망가진 오토바이만 10대에 이른다.

궈씨는 영화에서도 소개된 것처럼 오토바이를 잃어버린 아들의 사진으로 도배했다.

평생 모은 모든 돈을 아이를 찾는데 썼고, 돈이 떨어지자 다리 밑에서 잠을 자고, 구걸을 하며 수색을 이어갔다.

궈씨는 중국 실종자모임의 유명 멤버이기도 하다. 자신처럼 아이를 잃은 부모 7쌍에게 아이를 찾아줬다.

중국에서 아이를 유괴해 팔아넘기는 것은 수십년된 고질병이다.

2015년 한 연구에서는 매년 2만명의 아이들이 유괴되는 것으로 추산된 바 있다.


대부분은 팔린 뒤 국내외에 입양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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