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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연내 테이퍼링 시사..."팬데믹 우려에도 경제 개선"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29 03:40

수정 2021.07.29 06:02

[파이낸셜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마이크를 조정하고 있다. AP뉴시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마이크를 조정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28일(이하 현지시간) 경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 후반 금리인상 마중물인 자산매입 축소, 테이퍼링을 시작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해 3월 팬데믹 충격 완화를 위해 도입했던 연준의 제로금리, 사상유례없는 대규모 통화완화 정책의 시대가 서서히 저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이틀 간에 걸친 통화정책 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면서 예상대로 기존 정책을 동결했다.


월 1200억달러 규모의 채권매입은 지속키로 했고,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도 지금처럼 0~0.25%로 동결했다.

연준의 경기평가는 후했다.

FOMC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 경제가 연준의 고용·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목표를 향해 개선을 이뤄내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해 6월 채권매입 규모를 월 1200억달러로 축소했고, 그해 말 연준의 양대 목표인 완전고용과 2% 인플레이션을 향해 경제가 '상당한 진전'을 거두기 전까지는 자산매입을 지속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연준은 이날 FOMC를 마치면서 "(12월) 이후 경제는 이들 목표를 항해 개선돼 왔다"면서 "위원회는 앞으로 회의에서 경제개선에 관해 평가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FOMC는 성명에서 미 경제에 대한 평가를 상향 조정했다.

성명은 "백신 접종 확대와 강력한 정책 지원에 힘입어 경제활동과 고용을 나타내는 지표들이 계속해서 강화됐다"고 밝혔다.

연준은 이어 "팬데믹으로 가장 심각한 충격을 받았던 부문들이 개선을 나타내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는 못했다"고 단서를 달았다.

연준은 지난달 15~16일 FOMC에서는 이들 부문이 여전히 취약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예상대로 테이퍼링 주장도 나왔다.

일부 위원들은 공급망 병목현상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급등하는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인플레이션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지속적인 것으로 확인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였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도 27일 반기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같은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이들은 이에따라 자산매입을 점진적으로 계속 축소하는 테이퍼링을 시작할 것을 제안했다.

연준은 테이퍼링을 모두 마친 뒤에야 금리인상에 나선다는 정책 지침을 시장에 예고한 상태다.

반면 지금의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어서 곧 정상을 되찾을 것이라는 주장이 이에 맞섰다.

전세계 경제 상황에 따라 지난 10년간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계속 밑돌 것이란 예상이다.

이들은 연준이 자산매입을 축소하는 시기를 앞당길 경우 투자자들 사이에 연준의 경제 목표 달성 의지에 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준의 테이퍼링 논의는 다음달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준 하계휴양 컨퍼런스에서 본격화할 전망이다.

그렇다고 당장 연준이 테이퍼링으로 무게 중심을 옮긴 것은 아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미 경제가 '상당한 추가 개선'을 이뤘다고 판단한 뒤에야 긴축으로 통화정책 무게 중심을 이동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날 FOMC 위원들은 만장일치로 미 경제가 '강화'됐다고만 평가했다.

인플레이션, 고용 등 연준의 양대 정책 목표 달성에 관해 '상당한 추가 개선'이 이뤄졌는지가 연준 통화정책 긴축 방아쇠가 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그러나 연내 테이퍼링 개시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다.


PNC 파이낸셜의 거스 포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테이퍼링 시계 가동을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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