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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쌍둥이 딸이.." 불타는 집에 뛰어든 미국 아빠에 쏟아진 온정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02 07:08

수정 2021.08.02 07:08

2층에서 뛰어내린 조카도 손으로 받아내
집 전소에 의료비 부담...고펀드미에 5억원 모금
레이 루카스의 18개월 쌍둥이 딸. / 사진=고펀드미 갈무리
레이 루카스의 18개월 쌍둥이 딸. / 사진=고펀드미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어린 쌍둥이 딸돠 조카를 구하기 위해 불타고 있는 집 안으로 뛰어든 아버지 사연이 전해졌다. 화마로 전 재산을 잃고 화상까지 입은 이 가족에게 미국 전역에서 온정의 손길이 쏟아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미시간주 이스트포인트에 거주하는 레이 루카스(23)는 자택이 화염에 휩싸인 장면을 목격했다. 여자친구과 우유를 사러 잠시 외출했다 돌아오는 길이었다. 문제는 집 안에 18개월 된 쌍둥이 딸과 조카가 있었다는 점이다.

루카스는 망설일 틈도 없이 화마를 뚫고 집안으로 뛰어들었다.
즉시 지하층에 있는 아기 침대를 찾았다. 쌍둥이 딸은 불길과 연기에 놀란 상태였지만, 다행히 의식은 유지한 채 침대 위에 있었다. 루카스는 두 딸을 가슴에 품고 되돌아 나왔다. 연기 때문에 시야 확보가 매우 어려웠지만, 들어올 때 찍혔던 자신의 발자국을 확인하며 탈출에 성공했다.

루카스는 마당에서 기다리던 자신의 모친에게 딸들을 맡기고 조카를 구하기 위해 도로 불타는 집으로 발길을 옮겼다. 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그는 다시 밖으로 나왔고, 조카는 집 2층 창가에 서있었다. 루카스는 조카에게 뛰어내리라고 외쳤고, 떨어지는 조카를 손으로 받아냈다. 루카스는 “이성보다 행동이 앞섰다. 아기들을 데리고 나와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당시 심정을 회상했다.

루카스와 쌍둥이 딸은 몸 곳곳에 2도와 3도 화상을 입었다. 아직까지 치료를 받고 있다. 또 루카스는 심한 연기를 들이마신 탓에 각막이 손상돼 3일 동안 앞을 보지 못했다. 현재는 시력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집은 전소됐다. 재산을 한 순간에 잃은데다 막대한 의료비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루카스 이모는 그가 재기할 수 있도록 이 같은 사연을 ‘고펀드미’ 홈페이지에 올렸다. 각지에서 도움의 손길이 쏟아졌다.
현재까지 1만명 넘는 이들이 참여해 약 42만7000달러(약 5억원)가 모이며, 당초 목표치였던 4만 달러를 10배가량 상회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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