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판 커지는 수제맥주 시장… 대기업들도 직접 양조한다

이정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03 18:55

수정 2021.08.03 18:55

롯데칠성, OEM 이어 신제품 발굴
오비맥주 KBC ‘캬 소리…’ 출시
시장점유율 1위 제주맥주
흑맥주 ‘거멍 에일’ 선봬
'캬 소리 나는 맥주'
'캬 소리 나는 맥주'
수제맥주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중소·중견 브루어리에 이어 대기업인 롯데칠성음료, 오비맥주가 수제맥주 제조에 나서면서 판이 커지는 모습이다.

3일 한국수제맥주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수제(크래프트)맥주시장은 118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2015년 220억원 수준에서 5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올해 2100억원에 이어 2022년 2800억원, 2023년 3700억원으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5년간 연평균 성장률 40.2%로,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며 "코로나19로 가속화된 홈술, 혼술 트렌드와 경험 중심의 소비성향이 크래프트맥주시장의 추가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제품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오비맥주의 수제맥주 협업 브랜드 코리아브루어스콜렉티브(KBC)는 최근 배달의민족, 세븐일레븐과 협업해 '캬 소리 나는 맥주'를 출시했다. 시원한 맥주를 마실 때 자연스럽게 터져 나오는 '캬' 소리를 직관적으로 제품이름에 활용했다. 지난 6월 KBC 출범 이후 '노르디스크 맥주' '백양 비엔나라거'에 이은 제품이다. 오비맥주의 기존 수제맥주 브랜드 핸드앤몰트도 바나나향의 밀맥주 '라온 위트 에일'을 내놓았다.

수제맥주 시장점유율 1위(2020년 기준) 제주맥주는 '제주 거멍 에일'을 선보이며 흑맥주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제주 흑보리와 초콜릿 밀맥아의 조화가 특징이다. 수제맥주의 인기에 힘입어 제주맥주는 연평균 148%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진주햄이 2015년 인수한 '1세대 수제맥주업체' 카브루도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최근 양조 후 와인 배럴에서 7개월 이상의 숙성을 거친 프리미엄 수제맥주 '구미호 루비 테일'을 한정 출시한 바 있다. 또 이마트24와 협업해 '슈퍼스타즈 페일 에일'도 내놨다. 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원조격인 '슈퍼스타즈' 야구단을 모티브로 한 레트로 수제맥주다. 수제맥주의 클래식인 '아메리칸 페일 에일' 스타일을 기반으로 쌉쌀함과 오렌지 향을 강조했다.

카브루는 경기 가평의 지역맥주 '구미호 갓평'도 선보였다. 지역 특산물인 가평 사과즙을 첨가한 것이 특징이다.

세븐일레븐과 손잡고 '유동골뱅이맥주' '쥬시후레쉬맥주' 등을 출시했던 더쎄를라잇브루잉은 첫 자사 유통제품 '마시라거'를 출시했다. 롯데칠성음료가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으로 생산한다. 시중 제품보다 탄산을 10%가량 추가해 청량감을 높였다.

'곰표맥주'로 인기를 끈 대한제분과 세븐브로이는 두 번째 협업 제품인 '곰표 썸머에일'을 내놓았다.

한편 수제맥주 OEM에 나섰던 롯데칠성음료는 수제맥주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칠성은 '수제맥주 클러스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수제맥주 오디션 '수제맥주 캔이 되다'를 진행하고 있다.

이 행사는 참신하고 경쟁력 있는 레시피를 갖고 있지만 생산과 유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형 수제맥주 브루어리의 인큐베이팅을 위해 기획됐다.
오디션에서 최종 선정된 10개 수제맥주는 캔 제품 생산부터 유통채널 입점까지 모든 과정에 인큐베이팅을 받는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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