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코로나19 감염되면 백혈구가 면역세포로 변해 폐 손상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04 15:11

수정 2021.08.04 15:11

KAIST-충북대-지놈인사이트, 페럿 동물실험
코로나19 감염후 회복까지 면역반응 연속 관찰
코로나19 바이러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제공
코로나19 바이러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후 폐 손상을 일으키는 면역세포가 어떻게 생겨났으며, 어떤 특징이 있는지를 밝혀냈다. 이는 코로나19 환자에서 과잉 면역반응으로 발생하는 폐 손상을 조절할 수 있는 대상을 제시하는 연구 결과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의과학대학원 박수형 교수팀이 코로나19에 감염된 '페럿' 동물실험을 통해 감염 직후 시간에 따른 폐 손상 변화를 감염 전과 비교해 정밀하게 규명해 냈다고 4일 밝혔다. 박수형 교수는 "중증 코로나19 환자에서 사용되는 면역억제 치료 전략을 정교하게 만들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공동연구진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페럿감염 모델을 이용해 감염 전, 감염 후 2일째, 감염 후 5일째에 걸쳐 추적관찰했다. 즉, 코로나19에 감염된 폐가 경험하게 되는 면역반응을 초기부터 절정기 그리고 회복기에 걸쳐 정밀하게 분석했다.
환자를 통해 하기 어려운 폐 속 면역세포에 대한 추적관찰을 실시해 감염과 면역반응이 일어나는 현장에서 초기부터 단계적으로 밝혀냈다.

공동연구진은 코로나19 회복 직후부터 혈액에서 활성화된 백혈구 일종인 단핵구가 급격하게 폐조직으로 스며드는 것을 포착했다. 이 단핵구들은 면역을 담당하는 대식세포로 성장하면서 양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이렇게 만들어진 대식세포들은 염증성 면역세포의 성질을 강하게 나타내며 바이러스를 제거했다.

뿐만 아니라 폐조직 손상을 일으키는 주범이 될 수 있다는 것도 관찰됐다. 급증한 대식세포는 중증 코로나19 환자들의 폐조직에서 관찰되는 변화와도 높은 유사도를 보였다.

최영기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장은 "이번 결과는 전반적인 바이러스 감염과 회복에 관여하는 병리 현상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연구자료"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 연구는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폐 감염질환에서 급성 염증의 발생과 회복 과정을 대식세포의 변화를 통해 규명했다는 의미가 있다.

공동연구진은 현재 면역억제제를 투약받은 코로나19 환자들의 면역반응 변화를 종적으로 추적하고 있다. 또한 '싸이토카인 폭풍'과 같은 치명적인 중증 코로나19의 과잉 면역반응을 적절히 제어하고 약물의 면역학적 효과를 밝혀내는 후속 연구를 진행중이다.


이번 성과는 박수형 교수팀이 현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장인 최영기 충북대 교수와 지놈인사이트 이정석 박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국제 저명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7월 28일자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