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암치료하는 방사성 물질 국내 최초 생산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06 09:25

수정 2021.08.06 09:25

원자력의학원 '악티늄-225' 생산 원료물질 확보
베타선 방사성물질보다 안정성, 치료 효과 높아
한국원자력의학원이 보유한 의료용 30MeV 사이클로트론. 원자력의학원 제공
한국원자력의학원이 보유한 의료용 30MeV 사이클로트론. 원자력의학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원자력의학원이 그동안 독일과 러시아에서 전량 수입해왔던 의료용 방사선 물질 '악티늄-225'을 국내 최초로 생산한다.

알파선을 방출하는 악티늄-225는 림프종, 전립선암, 신경내분비종양 등을 치료하는 방사성의약품으로 사용된다. 베타선을 방출하는 방사성동위원소에 비해 수십배에서 수백배 높은 에너지로 암세포를 파괴해 재발 위험이 적고 체내 투과거리가 짧아 정상세포의 손상 없이 암세포에만 방사선을 쏘아 높은 치료효과를 보인다.

원자력의학원은 3∼6일 4일간 악티늄-225 생산을 위한 원료 물질인 '라듐-226'을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의 방사성동위원소 폐기물 재활용 플랫폼 서비스 프로그램을 통해 확보한다고 6일 밝혔다.

방사성폐기물 관리기관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지금까지 방사성동위원소 폐기물 처분에 초점을 맞춰왔다. 앞으로는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올해 8월까지 공단 홈페이지에 플랫폼 구축을 완료하고 재활용 가능한 정보를 민간기업, 출연연구기관 등에 개방해 공단이 보유한 동위원소를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원자력의학원은 의료용 사이클로트론을 이용해 양성자빔을 표적 물질인 라듐-226에 쏘아 핵반응으로 얻은 악티늄-225를 분리정제 과정을 거쳐 생산할 예정이다.

해외에서는 토륨-229가 붕괴하면서 생성되는 악티늄-225를 분리해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핵연료 재처리 규정에 의해 분리 사용이 불가능한 실정이며, 현재 악티늄-225는 독일 및 러시아에서만 소량 생산돼 고가로 판매되고 있다.

원자력의학원과 원자력환경공단은 이번 방사성동위원소 폐기물로 보관 중이었던 불용선원 라듐-226의 재활용을 계기로 향후 다양한 암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생산을 위한 상호 협력을 통해 국민 의료복지 향상에 이바지 할 계획이다.


원자력의학원 방사선의학연구소 연구진은 "기존 방사성동위원소 폐기물을 재활용해 현재 의학원이 생산하고 있는 아스타틴-211과 더불어 국내 최초로 알파선 방출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을 생산 보급해 하루 빨리 많은 암 환자들이 치료 혜택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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