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간큰 개미들의 ‘빚투 물타기’… “조정장 길어지면 큰코”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22 19:31

수정 2021.08.22 19:31

올해 개인 순매수 70조 돌파
신용융자도 25조 ‘사상 최대’
빚투 늘며 반대매매 비중 확대
리버스는 2조4800억 빠져나가
간큰 개미들의 ‘빚투 물타기’… “조정장 길어지면 큰코”
코스피가 3060선으로 추락한 가운데 개인들이 '반등'에 베팅하고 있다. 지수 3000선 붕괴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기는 단기 하락폭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빚을 내서 주식을 사는 '빚투'도 빠르게 늘고 있고 이에 따른 '반대매매'도 급증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반등에 베팅하는 개인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개인 투자자의 올해 유가증권시장 순매수 금액은 70조1315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7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개인은 역대 최대인 47조5000억원을 순매수했으나 올해는 8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순매수액의 약 1.5배를 사들였다.

국내 증시 하락에도 개인의 순매수가 늘어나는 것은 시세가 하락 중인 주식을 추가 매수해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는 소위 '물타기'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코스피가 연일 하락하며 3060선까지 밀리자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저점 매수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리버스마켓 펀드에서도 자금이 빠르게 환매되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최근 일주일새 국내 49개 리버스마켓 펀드 설정액에서 2조4799억원이 빠져나갔다. 리버스마켓 펀드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등 주가지수를 반대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대개 증시 하락이 예상될 때 베팅해 차익을 거둔다. 실제 코스피지수가 9거래일 연속 하락세였던 최근 일주일 간 리버스마켓 펀드 수익률은 3.64%였다. 반면 주가지수 수익률을 추종하는 '인덱스주식 펀드' 설정액은 같은 기간 3815억원이 증가했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투자자들이 이제 시장이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함에 따라 리버스마켓에서 자금을 뺐다고 볼 수 있다"면서 "하락장에서 단기 차익을 본 리버스 펀드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 시 이익이 나는 인덱스 펀드 쪽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명우 KB자산운용 팀장은 "리버스 펀드의 경우 단기 수익 실현을 목적으로 들어왔던 사람들이 목적을 달성하면 빠지는 경향이 높다"며 "인덱스 펀드는 지수가 하락할수록 설정액이 꾸준히 늘어난다. 소위 '저점 매수'를 노리고 미리 들어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빚투'

개인들이 저점이라는 판단에 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문제는 '빚투'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개인의 신용공여(신용융자) 잔고는 25조3656억원으로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신용공여 잔고는 지난 17일 사상 처음으로 25조원을 넘어섰다.

빚투를 이용한 물타기가 늘어나자 반대매매 비중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19일 기준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10.8%로 지난 5월25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액으로 보면 지난 18일 기준 370억원까지 증가했다.

통상 미수는 초단기 신용거래로 보통 이틀 후 갚아야 하는 돈이지만 갚지 못하면 다음날 오전 동시호가에 돈을 빌려준 증권사는 해당 주식을 팔아 미수금을 청산한다.


미수금 반대매매는 지난 1월 14일 387억원으로 올해 들어 가장 많이 나왔으며 18일 기록한 370억원은 올해 들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전체 미수금 규모는 4500억원 수준으로, 17일에도 반대매매 319억원이 나온 바 있어 앞으로 반대매매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고, 미국과 중국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국내증시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조정이 생각보다 길게 이어질 수도 있다"면서 "빚투는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만큼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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