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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적 '골다공증 골절'… 뼈건강 정기점검 필수 [Weekend 헬스]

홍석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10 04:00

수정 2021.09.10 04:00

고령화로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 급증
한번 부러진 뼈는 재골절 위험 높아
골소실 원인…폐경 여성·고령환자 주의 
골생성·흡수억제 이중기전 약물치료 권장
노년의 적 '골다공증 골절'… 뼈건강 정기점검 필수 [Weekend 헬스]
#. 70대 여성 김씨는 한 달 전 화장실에서 미끄러지면서 허리에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급하게 응급실을 찾은 김씨는 척추 골절이 확인됐고, 즉시 치료를 받지 않으면 가벼운 충격에도 또 다시 뼈가 부러질 수 있는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고령 인구의 증가로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 7월말 국제골다공증재단(IOF)과 아시아태평양정형외과학회(APOA)는 전세계 50세 이상 여성 3명 중 1명, 남성 5명 중 1명은 일생 동안 최소 한 번 이상의 골절을 경험하며, 한 번 골절을 경험했다면 다른 골절을 겪을 위험이 86%까지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또한 2045년 전세계에서 발생하는 고관절 골절의 50%가 아시아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아시아 9개국(중국, 홍콩, 인도, 일본, 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태국)에서는 고관절 골절로 인한 사회경제적비용은 2050년 17조6460억원(150억달러)로 2018년보다 1.6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3초에 1번 골다공증 골절

김상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정형외과)는 9일 "현재 골다공증 골절 환자의 대부분은 골다공증 진단과 치료를 받지 않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첫번째 골절 이후 처음 2년 동안 재골절 위험이 가장 높은 만큼 필요한 즉시 골다공증 약물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골다공증은 '뼈에 구멍이 생기는 질환'이다. 뼈의 양 감소와 질적인 변화로 인해 뼈의 강도가 약해져서 일상적인 충격에도 쉽게 부러질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전세계적으로 한 해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 발생은 890만건으로, 3초에 1번 꼴로 골다공증 골절이 발생하고 있다. 50세 이상 여성 3명 중 1명이, 50세 이상 남성 5명 중 1명이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50대에는 주로 손목 골절이 발생하지만, 연령이 높아질수록 고관절 및 척추 골절 발생률이 증가한다. 특히 한 번 부러진 뼈는 도미노처럼 연속적으로 부러질 가능성이 높다. 골다공증 골절 후에는 골밀도와 관계 없이 척추, 고관절, 손목 등에서 재골절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골다공증은 나이에 따른 골소실이 주요한 원인이다. 특히 여성의 경우 폐경을 전후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서 골밀도가 빠르게 감소한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 골다공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의 94%가 여성으로 나타났다.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은 통증 및 운동 장애를 초래해 신체적, 정신적 제약으로 인한 삶의 질 저하가 불가피하다. 고령의 환자에게서는 욕창, 폐렴, 요로감염, 하지정맥혈전, 폐색전증 등 합병증을 동반하거나 이로 인해 사망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특히 한 번 약해진 뼈는 작은 충격에도 쉽게 부러지고, 재골절은 첫번째 골절에 비해 예후도 좋지 않다.

골다공증 골절 환자 4명 중 1명은 1년 내 재골절을 경험하며, 골다공증 골절을 경험한 여성의 41%는 첫 골절 발생 시점으로부터 2년 내 재골절을 경험했다. 폐경 후 여성일 경우, 처음 골다공증 골절 발생 후 1년 내 다른 추가 골절이 발생할 가능성이 5배나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초고위험군, 정기적 점검 중요

골다공증 골절을 막기 위한 최선의 치료를 시작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뼈 건강을 점검해 초기치료를 받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은 사고가 아니라 골다공증 치료를 미루거나 방치해 일어나는 질환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다면 충분히 예방 가능하다. 또한 평상시 뼈 건강을 잘 관리해 골절로부터 소중한 일상을 보호해야 한다.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와 내분비학회(ACE)는 개정 가이드라인을 통해 골절 위험이 매우 높은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에게 초기부터 골흡수를 억제하고 골형성을 촉진하는 이중기전의 약물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과거에는 골흡수를 억제하거나 골생성을 촉진하는 치료제 중에서만 선택했지만, 최근부터는 이 두가지 효과가 동시에 작용하는 치료제가 등장해 초고위험군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현재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 1차 치료제로는 △로모소주맙 △데노수맙 △아발로파라티드 또는 테리파라타이드 △졸레드로네이트 등이 처방되고 있다.
이중 로모소주맙은 한 달에 한 번 1년 동안의 주사 치료를 통해 빠르게 골밀도를 개선해 복용 편의성을 높였다. 김상민 교수는 "고령 인구가 늘어나면서 연쇄적인 도미노 골절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은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고령 환자의 경우 다른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고 합병증을 동반할 위험이 높아 골다공증 자체가 사망으로 이어지는 원인 중 하나가 된다"며 "이들의 경우 골절 위험 감소가 무엇보다 시급하기 때문에 초기에 강력한 치료가 필요하므로, 비어 있는 뼈를 신속하게 채우고, 골흡수를 막는 이중작용의 치료제가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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