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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역자는 꺼져라"...박정희 생가 찾은 윤석열의 딜레마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17 15:08

수정 2021.09.17 15:08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17일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추모관 참배를 마친 뒤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생가를 떠나고 있다. 뉴스1 제공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17일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추모관 참배를 마친 뒤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생가를 떠나고 있다.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반역자는 꺼져라" "박근혜 탄핵 원흉 물러가라" "어디라고 함부로 오느냐"
보수 정당의 대권 주자 중에 이런 상황을 겪은 이가 몇이나 될까. 대권 후보로서 윤석열에게 '박근혜' 이슈는 여전히 아픈 손가락이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7일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았다가 지지자들의 환영과 함께 우리공화당 당원 100여 명의 반발을 동시에 맞닥뜨렸다.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위치한 박 전 대통령 생가에 모인 우리공화당 지지자들과 보수단체 회원들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자유를’, ‘죄 없는 대통령을 구속한 윤석열 물러가라’ 등의 내용을 적은 현수막과 피켓을 들었다.

윤 전 총장이 모습을 드러내자 이들은 “죄도 없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감옥에 보낸 사람이 한 마디 사과도 없이 이곳을 찾았다”며 거친 욕설을 쏟아내며 항의했다.
이들은 경찰과 대치하며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의 지지자들과 경찰에 둘러싸여 떠밀리다시피 추모관에 도착해 간단히 참배만 한 채 서둘러 자리를 떠나야 했다.

윤 전 총장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면서 우산을 쓰지 못해 머리부터 옷까지 모두 젖었다. 방명록도 남기지 않았고 예정돼 있던 기자단 브리핑도 진행하지 못했다.

윤 전 총장이 참배를 마치고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자리를 뜨자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가 추모관에 들러 참배를 했다.

조 대표는 “윤 전 총장의 참배는 국민을 바보로 아는 것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윤석열이 이런 식으로 하면 가는 데마다 가서 국민의 뜻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은 윤석열의 실체를 모르고 있다”며 “죄없는 대통령을 묵시적 청탁이라는 죄를 만들어 1600일 이상 감옥에 가둬 놓고 감히 박근혜 전 대통령 부친 되시는 박정희 전 대통령, 육영수 여사를 모신 이곳을 찾느냐. 정의롭지도 않고 진실되지도 않은 사람이 무슨 대통령을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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