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사회

탈레반, 광장에 유괴범 시체 매달아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26 01:09

수정 2021.09.26 01:09

[파이낸셜뉴스]
아프가니스탄 서부 도시 헤라트 도심의 한 광장에 25일(현지시간) 주민들이 물려들어 탈레반이 크레인에 매달아 전시한 유괴범 시신을 구경하고 있다. AP뉴시스
아프가니스탄 서부 도시 헤라트 도심의 한 광장에 25일(현지시간) 주민들이 물려들어 탈레반이 크레인에 매달아 전시한 유괴범 시신을 구경하고 있다. AP뉴시스

탈레반이 범죄에 대한 단호한 대응의지를 나타내는 수단으로 '공포'를 다시 끌어냈다.

25일(이하 현지시간) AP, BBC 등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서부 도시 헤라트에서 유괴범으로 지목당한 4명의 시신을 길거리에 매달아 전시하고 있다.

악명 높은 탈레반의 전 종교경찰 책임자인 물라 누루딘 투라비가 사형, 절단 등 극형을 재개할 것이라고 경고한 지 하루만에 시체가 내걸렸다.

투라비는 현재 아프간내 교도소를 관장하고 있다.


지역 관리에 따르면 이들 4명은 사업가 1명과 그의 아들을 유괴한 혐의를 받고 총격전을 벌인 끝에 사살됐다.

이들의 시체는 도심 한가운데 크레인에 매달려 전시돼 있다고 AP는 전했다.

이 지역 상점 주인은 AP와 인터뷰에서 광장 한 복판에 시신 4구가 옮겨졌고, 이 가운데 1구가 크레인에 들어올려졌다면서 나머지 시신 3구는 도시의 다른 광장에 전시되기 위해 옮겨졌다고 말했다.

지역 언론에 따르면 헤라트 부지사인 마울와이 샤이르 아흐마드 에마르는 탈레반 전사들이 유괴범들을 추격해 총격 끝에 사살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유괴범들에게 경고하는 의미로 그 시체들을 헤라트 광장들에 매달았다"고 덧붙였다.

소셜미디어에는 픽업트럭에 실린 선혈이 낭자한 시체들 가운데 한 구를 크레인으로 들어 올리는 장면이 올라와 있다고 BBC는 전했다.

탈레반은 지난달 15일 아프간을 다시 장악한 이후 1990년대식의 잔인한 통치에서 벗어나 온건한 정책들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해왔지만 이후 행보는 이같은 약속과 크게 다르다.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밝혔지만 수도 카불의 여성 공무원들에게는 업무 복귀를 지시하지 않았고, 여성 인권 수호의 최후 보루였던 여성부도 폐지했다. 대신 여성들을 억압하는 최선봉 역할을 할 '미덕증진·악행방지부'를 만들고, 여성부가 들어서 있던 청사에 자리잡게 했다.


남학생들은 등교시켰지만 여학생 등교는 지시하지 않았고, 여성들의 인권 시위는 채찍과 몽둥이로 대응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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