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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씹으면 구강암 걸리는 빨간 열매, 빈랑 전면 규제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10 13:00

수정 2021.10.10 13:00

빈랑 열매 발암물질, 환각도 일으켜
중국 빈랑 열매 광고 규제 방침 발표
[파이낸셜뉴스]

빈랑 열매를 씹고 이빨이 빨갛게 물든 중국의 한 시민. /사진=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빈랑 열매를 씹고 이빨이 빨갛게 물든 중국의 한 시민. /사진=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구강암 환자 90%가 복용했다는 열매의 정체가 드러났다. 바로 빈랑 열매인데 빈랑 열매는 중국 전통 한약재 중 하나로, 냉증을 앓거나 장 기능이 약한 사람에게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많은 사람이 복용해왔다.

오늘 10일 중국 국영 CCTV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 언론 감독 기관인 광전총국은 라디오, 텔레비전, 인터넷 등에서 빈랑 열매를 광고하는 것을 규제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중독 문제뿐만 아니라, 빈랑 열매는 이미 2004년 세계보건기구(WHO) 국제 암 연구소에 의해 발암물질로 등록됐기 때문이다.

빈랑 열매는 주로 중국 허난성에서 재배돼 후난성에서 가공된다. 2019년 3월 후난성 지역 진랑 식품 산업 협회는 모든 종류의 광고를 금지했지만 잘 지켜지지 않았다.
같은 지역 빈랑 협회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열매 씹기가 주는 건강 효과를 홍보하기도 했다.

의학 전문지 랜싯에 발표된 논문에는 후난성에 사는 구강암 환자 822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90%가 빈랑 열매 씹기를 해왔다고 적혀있다. 현지 자체 조사에서도 후난성 내 구강암 발생 비율이 다른 지역보다 30%나 높았다.

논문은 "광고 금지뿐만 아니라 빈랑 열매 자체를 금지해야 한다. 빈랑 열매는 약재가 아니라 암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증거를 널리 알려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아시아 여러 지역에서 껌을 씹듯 빈랑 열매를 씹는 문화도 있다. 열매를 먹으면 입안이 온통 빨갛게 변하는데 이 모습을 즐기는 사람도 많다.
중독을 일으키는 아레콜린이 주성분이라 흡연을 하듯 쉽게 끊을 수도 없다.

빈랑 열매 씹기를 금지한다는 중국 현지 포스터와 빈랑 나무 열매(왼쪽). /사진=바이두
빈랑 열매 씹기를 금지한다는 중국 현지 포스터와 빈랑 나무 열매(왼쪽). /사진=바이두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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