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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최저치 찍은 인텔, 투자의견 줄하향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24 17:36

수정 2021.10.24 17:36

실적 부진으로 주가 11% 폭락
설비투자 부담에 이익 급감
“삼성전자 등 경쟁사엔 희소식”
미국 반도체 회사 인텔의 주가가 3·4분기 실적 발표 이후 12% 가까이 폭락했다. 코로나19 팬데믹발 수요가 둔화되고 반도체 쇼티지(공급부족) 부족 사태가 이어지며 기대에 못미친 실적을 내놨기 때문이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인텔이 반도체 설비투자 지출 등으로 매출 총이익률이 50%대 중후반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의견을 잇따라 하향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 22일 전 거래일보다 11.68% 하락한 49.64달러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12월 30일 이후 10개월 만의 최저치다.

인텔의 시가총액은 하루만에 266억달러어치가 증발했다.
현재 시총은 2010억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브로드컴(2120억달러)에 밀렸다.

인텔은 전날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3·4분기 매출이 192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당기순이익은 68억달러로 집계됐다. 그러나 SK하이닉스에 매각한 낸드 플래시 사업 실적을 제외하면 매출은 181억달러에 그쳐 월가 예상치인 182억달러를 하회했다. 이 소식에 인텔 주가는 당일 시간 외 거래에서 8.79% 급락했다.

인텔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턴어라운드를 하면서 수익성에 압박을 받는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센터 사업부문에서 AMD와 경쟁 및 중국 당국의 게임업종 규제 등으로 중국 클라우드 서비스 고객사의 수요가 4·4분기에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비메모리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에서 유의미한 매출이 나오려면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매출 총이익률이 50% 중후반을 유지하기 어려워 보일 것이라는 점 등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됐다.

인텔에 따르면 매출 총이익률은 향후 2~3년 동안 51~53%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0년간 인텔의 매출 총이익률이 60%가 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하락폭이다. 상품 프로세스에서 경쟁사들을 따라잡고 파운드리 산업에 진입하면서 반도체 설비 투자와 미세공정 전환을 위한 비용이 커진 영향이다.


인텔의 2022년 설비 투자는 250억~280억달러로 전년 대비 최소 38% 이상 늘어난다. 2021년과 2022년의 설비 투자 금액의 거의 유사할 것이라는 컨센서스를 크게 뛰어넘는 것이며 경쟁사인 TSMC의 300억달러 설비 투자에 근접한 금액이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인텔의 설비 투자 부담이 커진 상황은 인텔의 주가에 부담 요인이지만, 인텔의 경쟁사(TSMC, 삼성전자, AMD, 엔비디아)에는 긍정적"이라며 "한국 반도체 밸류 체인 내에서도 인텔에 소재, 부품, 장비를 공급하는 강소기업 밸류 체인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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