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사회

美, '오미크론' 확산에 경제 우려...공급망 점검 나서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30 13:33

수정 2021.11.30 13:42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AP뉴시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정부와 금융당국이 최근 유행하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를 두고 한 목소리로 우려를 나타냈다. 금융계는 변이 바이러스가 경기 회복을 방해한다고 걱정했으며 미 정부는 바이러스의 위험도를 속단하기 이르다고 밝히면서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들을 소집해 우선 공급망 점검에 나섰다.

■ 연준, 물가 상승 부담 인정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날 서면 답변서를 먼저 공개했다. 파월은 답변에서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숫자와 오미크론 변이 출현은 고용과 경제활동에 하방 위험을 증가시키고 물가 상승면에서 불확실성을 키운다"고 밝혔다. 그는 "바이러스에 대한 걱정이 커질수록 근로의욕이 줄어들고 이러한 변화는 노동시장의 진전 속도를 늦추고 공급망 교란 상황을 심화시킨다"고 설명했다. 파월은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5% 수준으로 연준이 경제 회복 지표로 지정한 2%를 크게 넘긴 상황에 대해 "연준을 포함한 대부분의 전문가는 물가상승률이 내년에 공급과 수요 불균형이 완화하면서 상당히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해명했다.


그는 동시에 "공급망 차질이 얼마나 지속되고 어떤 영향을 줄지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물가를 위로 밀어 올리는 요인들이 내년에도 계속 남아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파월은 "높은 물가상승률이 생필품 가격 인상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심각한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우리는 물가 안정 목표에 헌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월과 동시에 상원에 출석하는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사전 서면 답변을 냈으나 오미크론 변이를 언급하지 않고 다음달 15일로 추정되는 연방정부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를 지적했다. 다만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29일 발표에서 잇따라 신종 변이 바이러스를 언급했다. 무디스는 오미크론 변이가 연말 여행 및 쇼핑 성수기에 소비 수요를 악화시킬 수 있으며 물가 상승과 공급망 혼란으로 힘겨운 세계 경제에 추가적인 부담을 지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피치도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물가 상승을 유발하고 거시 경제적 대응을 복잡하게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켜보는 바이든 정부, 공급망 점검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29일 연설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우려의 원인이 되겠지만 공황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조만간 오미크론 변이가 미국에 상륙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혼돈과 혼란이 아니라 과학적 조처와 속도를 통해 이 변이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 새 변이를 이겨낼 것"이라면서 미국민을 향해 백신을 접종하고 추가 접종(부스터샷)도 맞으라고 촉구했다. 같은날 바이든 정부의 백신 정책을 총괄하는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미 CNN과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기존 변이보다 중증 피해를 더 많이 초래한다는 징후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다"면서 "현존 백신이 정확하게 겨냥했던 대상이 아닌 델타 변이종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 항체 수준이 충분히 높다면 다른 변이종으로부터도 보호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미크론은 많은 돌연변이를 지닌 보기 드물게 특이한 변이종이지만 백신 접종과 부스터샷이 보호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믿을 이유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바이든은 이날 오미크론 변이 걱정을 가라앉히는 동시에 공급망 점검에 나섰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10개 기업 관계자들은 이날 백악관에 모여 바이든과 회동했으며 외국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참석한 삼성전자에서는 최경식 북미총괄장이 참석했다. 이날 삼성 등의 발언은 비공개로 남았지만 바이든은 회동 전 공개 발언에서 코로나19 백신 때문에 올해 연휴 풍경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친구와 가족이 재회했고 가장 중요한 것은 좀 더 희망을 품게 됐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은 “소비자 지출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으며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이 지난해보다 약 3분의 1 늘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이달 25일 추수감사절 이후 블랙 프라이데이, 사이버 먼데이, 성탄절 연휴, 박싱 데이(12월 26일)까지 대규모 쇼핑 성수기가 이어진다.
해당 기간의 미국 내 소비 지출은 1년 전체 금액의 20%에 달한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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