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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맛’에 빠진 외국인… 뉴욕 한복판에 김장 체험 긴 줄

김현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2.06 18:13

수정 2021.12.06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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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드라마·K팝 인기 잇는 K-농업
BTS·오겜 등 ‘K문화’ 열풍 속 건강식 관심 커지며 김치 인기
올 김치 수출액 사상 최고 예상
2021 코리안 페스티벌에서 김치 담그기를 체험 중인 뉴요커들 aT 제공
2021 코리안 페스티벌에서 김치 담그기를 체험 중인 뉴요커들 aT 제공
‘K맛’에 빠진 외국인… 뉴욕 한복판에 김장 체험 긴 줄
오징어게임, BTS(방탄소년단) 등을 주축으로 알파벳 'K'가 전 세계에서 한국을 의미하는 수식어가 되고 있다. K드라마, K팝 등 한국 문화가 거대한 물결을 만들고 있는 가운데 'K-농업'의 글로벌 인지도 역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한국을 상징하는 '김치'에 세계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례없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지속되며 발효음식인 김치가 건강과 면역력 등에 좋다는 인식까지 더해져 올해도 수출 신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세계인들 일상 속 파고든 K-농업

최근 미국 내 김치 매출 성장세가 가파르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물류대란에도 미국 내 김치 수출은 올해 10월 기준 전년 대비 25.4% 증가했다.
이는 김치가 과거에는 한인 마켓 위주로 소비가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SNS를 통해 다양한 레시피가 전파되고 건강식으로 알려지면서 현지인의 구매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홍보 마케팅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일례로 한국의 멋과 맛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2021년 코리안 페스티벌, 샵라이트 LPGA 및 뉴욕오픈태권도 대회 등에 마련된 김치 홍보관은 맛을 보려는 미국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유럽은 에스닉 푸드(Ethnic food, 이국적인 느낌이 나는 외국 민속 음식)와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은 지역으로, 코로나19 이후 김치에 대한 수요가 더욱 증가하는 추세다. 프랑스, 영국 등 서유럽은 김치의 맛과 색이 조화를 이루며 균형 잡힌 영양식으로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반응이 더욱 호의적이다.

특히 프랑스 식품구독서비스 '데구스타 박스(Degusta box)'를 활용한 캔김치 비대면 시식에는 8000여명의 프랑스인이 참여했다. 이 행사에 참여한 스테파니는 "파리에서 멀리 떨어진 소도시지만 한국 김치를 맛볼 수 있어 좋았다"며 "함께 배송된 레시피를 활용해 한국 불고기소스로 바비큐를 만들고 김치와 곁들여 먹으니 조화롭다"고 말했다.

테리사 메이 전 영국 총리 또한 김치를 직접 만들어 먹을 정도라며 김치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밖에 세계 3대 명문 요리학교로 꼽히는 '르 꼬르동 블루(Le Cordon Bleu)'와 협업한 김치 요리대회가 현지에서 성황리에 개최되는 등 세계에서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파브리스 다니엘 르 꼬르동 블루 부교장은 "칵테일, 타르트 등 김치를 응용한 다양한 메뉴를 시도해 셰프로서 신선한 자극을 받았다"고 했다.

■정부·대기업 공동지원, 수출 '날개'

김치가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건강식품으로 알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김치를 찾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고 수출액(1억4400만달러)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도 10월 말 기준 전년 대비 14.3% 증가한 1억3600만달러를 기록하며 파죽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세라면 지난해 최고치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하지만 올해 김치 수출이 계속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지난 4월 유럽연합(EU)이 수입 제품에 들어간 동물성 식품을 생산하는 시설도 인증을 받도록 의무화하면서, 동물성 식품인 '젓갈'이 들어간 김치 수출에 비상등이 켜졌다.

이에 농식품부와 세계김치연구소는 중소 김치 수출업체가 규정 변화에 대비할 수 있도록 설명회를 개최하는 한편, EU 인증시설로 등록된 대기업에서 생산하는 젓갈을 중소 김치업체가 사용할 수 있도록 협력을 이끌어냈다.

아울러 외국인을 위해 매운맛과 나트륨 함량을 줄인 김치, 채식주의자를 위한 비건김치, 유통·보관에 용이한 김치 밀키트 개발 등 수출 증대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한 김치의 역사와 6대 효능 등 다양한 정보를 담은 QR코드를 만들어 세계에 한국 김치를 효과적으로 알리고 있다.

농식품부는 "국가별로 김치 유통, 소비 여건이 다양한 점을 고려해 맞춤형 전략 수립에 힘쓸 것"이라며 "셰프, 소비자 등을 대상으로 레시피 개발·확산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류 열풍이 높은 미국, 신남방을 중심으로는 한국의 전통 스포츠 태권도, K-팝 콘서트(CJ ENM 주관 'KCON') 등과 연계한 마케팅 등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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