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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광장] 디지털 트윈을 통한 새로운 세상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2.22 18:00

수정 2021.12.22 17:59

[fn광장] 디지털 트윈을 통한 새로운 세상
"휴스턴, 문제가 생겼다." 1970년 4월 13일 아폴로 13호 조종사가 관제센터와 급하게 교신한다. 지구에서 32만㎞ 떨어진 지점을 지날 때 산소공급 탱크가 갑자기 폭발한 것이다. 우주 미아가 될 뻔한 승무원들은 NASA가 우주선과 동일한 환경을 구축하여 모든 상황을 시험하고 최적의 결과를 제공하여 지구로 무사히 귀환했다.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진 아폴로 13호의 무사귀환 이야기는'디지털 트윈'을 적용한 사례로 언급되기도 한다.

디지털 트윈은 가상공간에 현실 세계를 똑같이 구현해서 다양한 모의시험을 통해 여러 상황을 분석하고 대비할 수 있는 기술이다.
최근 관심이 뜨거운 메타버스를 '가상세계'라고 한다면 디지털트윈은 '거울세계'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과의 동기화가 필수인 것이다.

현재 신차 개발 시 안전성 확보를 위한 충돌테스트에 수백대의 시제품이 소요된다.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가상테스트를 도입한다면 테스트 차량의 소요가 줄어 신차 제작비를 줄일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서울시는 올해 4월 서울 전역을 디지털 공간에 3D로 동일하게 복제한 쌍둥이 도시, S-Map(에스맵)을 선보였다. 에스맵은 단순한 3D지도 수준을 넘어 바람, 일조량 등 물리적 정보까지 반영해 모의 시험할 수 있다. 가령 계절과 지형에 따라 바람길 정보를 통해 건물 배치나 미세먼지 저감 등에 활용하는 등 다양한 도시문제 해결에 활용할 수 있다. 글로벌 리서치회사 마케츠앤드마케츠는 전 세계 디지털 트윈 시장이 2020년 약 3조5000억원에서 2026년 54조2000억원으로 연평균 57.6%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시장규모에 주목하고 세계 주요 국가들은 이미 주력산업과 기반시설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디지털 트윈 관련 정책을 적극 추진 중이다. 우리 정부도 향후 5년간 약 3850억원을 투입해 디지털 트윈 생태계 확보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디지털 트윈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부의 연구개발(R&D) 추진 시 동일한 기술에 과도하게 투자하거나 중요기술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미래의 목표기술을 정한 뒤 이를 달성하기 위해 단계별 기술개발 이정표 제시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은 12월 '디지털 트윈 기술 로드맵'을 발표했다. R&D 예산의 효율적인 배분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 것이다. 로드맵에서는 현실을 디지털 트윈으로 복제하는 모사 단계부터 관제, 모의, 연합, 자율까지 기술발전 단계별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 트윈 세부기술 분류체계를 최초로 수립하고, 디지털 전환의 핵심이슈에 따른 후보기술을 제시했다.
수립된 로드맵은 향후 정부의 R&D 사업 기획 및 부처 간 역할분담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디지털 전환의 시대,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파괴적 혁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는 데 '디지털 트윈 기술 로드맵'이 그 초석이 되길 바라며, 디지털 트윈 글로벌 선도국가로 성장을 기대해 본다.

전성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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