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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공장 멈추면 메타버스서 고친다… 경계 허무는 모빌리티 [CES 2022]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05 08:00

수정 2022.01.05 18:25

현대차가 그리는 '메타모빌리티'
현지공장 복제한 메타버스에서
오류 찾아 수리하면 실제에 적용
'가상 ↔ 현실' 이동의 경험 확장
자동차는 두 영역 잇는 매개체로
메타버스에 실제와 같은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고 로봇을 포함한 모든 기기와 장비들을 연결시켜 공장을 운용,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팩토리 연출 이미지.
메타버스에 실제와 같은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고 로봇을 포함한 모든 기기와 장비들을 연결시켜 공장을 운용,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팩토리 연출 이미지.
【파이낸셜뉴스 라스베이거스(미국)=김병덕 기자】 #. A사의 해외공장 라인이 어느 날 갑자기 멈춰섰다. 복잡한 설비 중에 어디가 문제인지 직접 찾기는 어렵지만 이럴 때 메타버스에 만들어 놓은 스마트팩토리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다. A사는 실제로 해외공장과 똑같이 만들어놓은 메타버스 공장에서 오류를 찾아냈고, 고장부위를 수리하자 해외공장에 설치된 로봇이 실제 공장에서도 수리에 나서 라인이 곧바로 가동됐다.

현대차가 그리는 미래 '메타모빌리티'의 한 장면이다. 로보틱스와 메타버스가 결합해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메타모빌리티는 현대차 브랜드 비전인 '인류를 위한 진보'가 구체화된 모습이기도 하다.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2)에서 현대차는 로보틱스 비전 발표와 함께 이동경험의 영역을 확장하는 다양한 신기술을 소개했다.


특히 모빌리티 비전의 핵심 솔루션으로 메타모빌리티가 소개됐다. 미래에는 현실과 가상의 구분이 사라지는 새로운 형태의 메타버스 플랫폼이 등장하게 되고, 사용자가 스마트 디바이스를 통해 가상과 현실의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궁극의 이동을 경험하는 '메타모빌리티' 세상이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는 이 과정에서 자동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과 같은 모빌리티가 두 세계를 연결하는 접점이 되고, 특히 로보틱스가 두 영역을 잇는 매개체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가 가상공간 접속을 가능하게 하는 스마트 디바이스로 변모하고, 사용자는 자동차 안에 구현되는 가상공간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자동차는 엔터테인먼트 공간이 되기도 하고 업무를 위한 회의실이 되기도 하며, 3차원(3D) 비디오 게임을 즐기기 위한 플랫폼으로 변신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현실의 기계나 장비, 사물 등을 가상세계에 구현)을 통해 가상 속 현실에 접속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용자가 메타버스에 구축된 가상의 집에 접속하면 현실에 있는 로봇과 상호작용하며 반려동물에게 먹이를 주고 안아주고 함께 산책도 할 수 있게 된다.

메타버스에 실제와 같은 쌍둥이 공장을 구축하고 로봇을 포함한 모든 기기와 장비들을 이와 밀접하게 연결시켜 사용자가 가상공간에 접속해 실제 공장을 운용·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팩토리도 구현된다. 이를 통해 해외 공장에서 발생한 문제도 국내의 디지털 트윈에 접속해 지시하면 로봇이 즉각 이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현대차는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력을 통해 이 같은 스마트팩토리 구상을 현실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술이 진화되면 로봇의 대리 경험을 사용자가 직접 느끼는 것도 가능해진다. 이 단계에서는 후각, 촉각 등 로봇이 수집하는 다양한 감각 데이터가 사용자에게 그대로 전달돼 사용자가 마치 실제 현장에 있는 듯한 몰입감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로봇을 매개로 하는 경험이 우리의 일상은 물론 일하는 방식, 심지어는 산업 전반에 커다란 변화를 불러오며, 이 과정에서 로보틱스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cynical73@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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