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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산유국과 FTA 추진… 원유 등 안정적 공급망 '물꼬'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19 19:10

수정 2022.01.19 19:09

<걸프협력회의>
12년만에 1분기 협상 재개
성장 잠재력 큰 자원부국 6개국
제조업·신재생에너지·ICT 협력
의료·보건·스마트팜 투자 확대
문재인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영빈관 접견실에서 나예프 알하즈라프 걸프협력회의(GCC) 사무총장을 접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영빈관 접견실에서 나예프 알하즈라프 걸프협력회의(GCC) 사무총장을 접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중동 산유국과 FTA 추진… 원유 등 안정적 공급망 '물꼬'
한국이 중동 6개국 협력기구인 걸프협력회의(GCC)와 자유무역협정(FTA)을 12년 만에 재추진한다. GCC 측이 2010년 1월 정책 재검토를 사유로 FTA 협상 중단을 선언한 후 지지부진한 상황이었는데, 문재인 대통령 사우디아라비아 정상 순방을 계기로 협상 재개의 물꼬를 텄다. 양측은 가능한 한 빠른 기간 내 FTA 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1·4분기 중 1차 협상을 개시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사우디 정상 순방을 계기로 19일 나예프 알 하즈라프 GCC 사무총장과 한·GCC FTA 협상을 공식 재개한다는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GCC는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연합, 카타르, 오만, 바레인 6개국의 지역협력기구이며 회원국 간 경제·안보협력 활동을 수행한다.

한·GCC FTA는 2007년 추진 합의 이후 2009년까지 3차례 공식협상을 개최했다. 하지만 2010년 1월 GCC 측이 정책 재검토를 사유로 협상 중단을 선언한 이후 12년 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주요 20개국(G20) 계기 한·사우디 통상장관 회담에서 한국과 사우디는 FTA 협상 재개를 위한 공감대를 형성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11월 여 통상교섭본부장은 GCC 사무총장과 FTA 협상 재개 추진에 합의했다.

GCC 국가는 한국과 중동지역 교역량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파트너다. 특히 석유 등 에너지와 자원분야 중심 수입액이 수출액보다 크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GCC 수출액은 90억달러, 수입액은 377억달러다. 같은 기간 양측의 누적투자는 166억달러다.

또 GCC는 인구, 소득, 잠재력 면에서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다. GCC 인구는 5885만명, 1인당 평균 국내총생산(GDP) 2만4000달러, 14세 이하 인구비중은 26.1% 수준이다. 특히 GCC 국가들은 제조업 육성 등 산업다각화, 신재생에너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협력 가능성이 큰 지역이다. 10년 만에 협상을 재개하는 한·GCC FTA가 체결되면, 향후 양측 간 미래지향적 협력 활동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우선 FTA로 상품과 서비스 교역 증가가 예상된다. 또 코로나19 위기로 촉발된 전세계적인 공급망 위기에서 자원부국인 GCC를 통해 안정된 공급망 구축이 이뤄지게 된다. 우리나라는 전체 원유수입량 68.7%를 GCC 지역에서 공급받는다.

또 디지털 전환, 기후변화 대응, 환경 이슈 등 최근 글로벌 핵심 이슈로 떠오른 분야 협력 확대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한국의 첨단 제조산업 경험과 GCC 국가들의 산업다각화 정책을 연결해 의료·보건·스마트팜 등 다양한 미래산업 분야 투자 협력도 기대된다.


GCC 국가들은 사우디 비전 2030, 두바이 산업전략 2030, 아부다비 경제비전 2030, 카타르 국가비전 2030, 쿠웨이트 국가비전 2035 등 제조업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수소·신재생에너지 등 미래에너지 관련 녹색 기술 분야의 협력 확대와 한·GCC FTA를 기반으로 한 협력체계를 통해 향후 기후변화와 탄소중립 등 글로벌 이슈의 심도 있는 협력이 기대된다.


여 본부장은 "보호무역주의 확산·코로나19 등 글로벌 무역이 큰 타격을 입은 시점에서 FTA 협상재개는 전 세계에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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