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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배터리 직접생산에… K배터리 "기술·소재로 초격차"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23 18:26

수정 2022.01.23 18:26

테슬라, 파나소닉과 배터리 개발
폭스바겐은 배터리 부문 IPO 추진
설비 투자·기술력 진입장벽 높아
업계, 소재 내재화 등 경쟁력 확대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오창 전기차 배터리 공장 생산라인에서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오창 전기차 배터리 공장 생산라인에서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제공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는 내재화를 추진하면서 K-배터리 업계는 기술력 고도화와 소재 내재화로 초격차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향후 배터리 부문을 따로 떼어내 기업공개(IPO)를 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폭스바겐 배터리 담당 이사인 토마스 슈말은 최근 "우리가 기대한 만큼 전기차 판매량이 늘어난다면 외부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는 게 합리적일 것"이라며 "우리는 주도권을 쥐고 싶은데, 이를 위해 과반 이상의 주식이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폭스바겐은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 보쉬와 전기차 배터리 생산설비를 공급하는 합작기업 설립에 합의했다.
합작사를 통해 유럽 내 배터리 업체에 배터리 생산 시스템을 공급하고 기존 배터리 공장의 생산 용량 확대와 유지보수 등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전기차 선두 주자인 테슬라는 일본 파나소닉과 함께 차량용 배터리를 시범 개발 중인 가운데 배터리 생산을 위한 관련 자원 확보에도 나섰다. 배터리 주요 소재인 니켈, 코발트, 흑연을 입도선매한 뒤 배터리 내재화에 착수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K-배터리의 성장 동력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내 배터리 업계는 제조사들의 기술력이 월등한 데다 규모의 경제로 확보한 가격 경쟁력을 완성차 업체들이 따라잡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기술이 올라올 수 있겠지만, 배터리 용량이 커질수록 따라올 수 없는 기술적 격차가 있어 그 격차가 더 벌어지면 벌어지지, 좁혀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세계 각국에 생산 기지를 만들어 배터리 수율(정상 품질의 제품 비율)을 끌어올리고 대량 양산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폭스바겐은 지난해 배터리의 80%를 자체 개발·생산하겠다고 밝혔으나 투자한 스웨덴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의 각형 배터리 제품에 만족하지 못하면서 한국 배터리 업체들에 다시 구애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전기차에 쓰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경우 기존 배터리 업체들이 규모의 경제나 기술 개발 면에서 훨씬 앞서 있다"며 "이에 완성차 업체들도 리튬이온 배터리보다는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하는 추세인데, 이 점에 대해서는 기존 배터리 업체들도 다소 긴장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소재 내재화 비중을 높이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현지 광산 업체와 조인트벤처(JV) 설립을 추진하는가 하면 지분을 투자하기도 한다.
배터리 소재는 배터리의 성능과 가격 경쟁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수급 안정과 품질·경제성까지 강화하면서 초격차 기술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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