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터키, 스웨덴-핀란드 나토 가입에 제동 걸어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19 14:20

수정 2022.05.19 15:25

-터키, 두나라 거주 테러 용의자 30명 송환못하면 가입 반대 강조
-바이든, 오늘 핀란드, 스웨덴 정상들과 백악관에서 회동 예정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021년 9월29일 러시아 소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AP뉴시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021년 9월29일 러시아 소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핀란드와 스웨덴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신청을 공식화한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핀란드와 스웨덴의 NATO 가입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18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의 안보 요구가 충족돼야만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16일 터키 수도 앙카라를 방문한 압델마드지드 테분 알제리 대통령과 함께한 기자회견에서 "스웨덴과 핀란드의 NATO 가입에 찬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NATO 규정에 따라 핀란드와 스웨덴이 신규 동맹국이 되려면 기존 30개 동맹국의 만장일치 승인이 필요하다.


당시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에 제재를 가한 국가들의 NATO 가입에 찬성하지 않을 것"이라며 "핀란드와 스웨덴이 테러 조직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유럽연합(EU)은 지난 2019년 터키 정부가 쿠르드족이 장악한 시리아 북동부에 대한 군사작전을 개시한 것에 대해 무기 금수 조치 제재를 시행했고, 핀란드와 스웨덴도 이에 동참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특히 스웨덴을 '테러 조직의 부회장'이라고 표현하며 "테러 조직이 그 의회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테러 조직'은 쿠르드노동자당을 뜻한다. 터키는 쿠르드노동자당을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터키는 안보 요구가 충족돼야만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수석 외교정책 고문인 이브라힘 칼린은 "안보 우려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가 취해져야만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칼린 고문은 스웨덴, 핀란드, 독일, 영국, 미국 측에 이같은 입장을 전달하면서 "우리의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 진전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터키의 반대에도 미국 측은 긍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메릴랜드 앤드루스 합동 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핀란드·스웨덴 나토 가입과 관련해 터키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 묻는 말에 "내 생각에 우리는 괜찮을 것"이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몇 달 전 핀란드 대통령으로부터 와서 나를 만나고 싶다는 전화를 받았다. 나는 그를 봤다"라며 "그는 내게 그가 생각하는 바를 말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리고 나는 핀란드와 스웨덴 정상들로부터 19일 나를 만나러 오겠다는 전화를 받았다"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9일 양국 정상을 백악관에서 맞이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후 터키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 반복된 질문에 "나는 우리가 괜찮으리라고 생각한다"라고 거듭 말했다.

이날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공개 브리핑에서 핀란드·스웨덴과의 정상 만남을 거론, "그들은 평화롭고 안전한 유럽·대서양 지역을 위한 공동의 비전을 공언할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그는 양국의 나토 가입 신청을 "유럽 안보의 분수령, 역사적 사건"으로 칭했다. 그는 "오랜 중립의 전통을 가진 두 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방위 동맹에 합류할 것"이라며 "그들은 안보 파트너로서 강력한 역량과 입증된 성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결국 핀란드와 스웨덴은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가입 절차를 밟게 되리라고 자신한다"라고 했다. 또 "터키의 우려는 다뤄질 것"이라며 "핀란드와 스웨덴이 터키와 이를 위해 직접 협력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도 터키와 대화 중"이라며 "나는 내 카운터파트와 오늘 대화했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뉴욕에서 카운터파트와 만난다"라고 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도 자신감을 표했다"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핀란드·스웨덴 정상들은 19일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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