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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 충격 中, 사실상 기준금리 5년 만기 0.15%p 인하[종합]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20 11:52

수정 2022.05.20 11:52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사진=뉴스1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사진=뉴스1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코로나19 재확산과 제로코로나 봉쇄로 경기둔화 위기에 봉착한 중국이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20일 인하했다. 탈출구 모색을 위해 2년여만에 부동산·빅테크 등 각종 규제 완화에 나섰지만 소비까지 전염병 후폭풍이 전달되자,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홈페이지를 통해 5월 5년 만기 LPR을 전달의 4.6%보다 0.15%p 낮은 4.45%로 고시했다. 5년 만기 LPR은 2020년 4월 이후 변화가 없다가 올해 1월 0.05%p 내렸었다.

1년 만기 LPR는 3.7%로 전달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했다. 작년 12월과 올해 1월 각각 0.1%p, 0.05% 각각 낮춘 뒤 속도조절에 들어간 상태다.


인민은행이 5년 만기 LPR만 인하하는 것은 기업과 개인의 중장기 대출상환이자율을 낮추는 실질적인 혜택으로 해석된다.

1년 만기는 기업의 단기 유동성 대출이나 소비자 대출 금리와 관련이 있다. 반면 5년 만기는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가격 책정 기준이 되고 제조업의 투자 대출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장기 금리이기 때문이다.

즉 5년 만기 LPR를 낮추면 개인이 매달 갚아야할 주택담보대출 이자를 줄일 수 있다. 이는 실물경제의 자금조달 비용을 축소할 수 있으며 개인과 기업의 현금 흐름 압력을 개선시키는 효과도 가져온다. 여유가 생기면 소비 활성화도 기대 가능하다.

중국 정부는 2020년 하반기에 시작된 각종 부동산 규제 이후 코로나19 재확산이 더해지면서 하방 압력이 커진 이후 규제 완화로 선회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봉쇄의 여파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작년 8월 이후 신규 주택 판매가 8개월째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주요 외신이 전날 발표된 중국 국가통계국의 70대 도시별 신규 주택 가격 통계를 바탕으로 산출한 결과, 4월 중국의 신규 주택 가격이 전달보다 0.3% 내려 하락 폭이 5개월 만에 가장 컸다.

또 1~4월 부동산개발 투자액은 3조9154억 위안으로 전년동기대비 2.7% 축소됐다. 중국의 월간 누적 부동산개발 투자 증가율은 2021년 1~4월 21.6%에서 지속 하락하고 있다.

같은 기간 부동산개발 기업을 위한 자금도 23.6% 줄었다. 4월 부동산개발경기지수는 기준점인 100 아래인 95.89에 머물렀다.

가처분소득이 줄어든 소비자는 지갑도 닫았다. 4월 소매판매는 -11.1%로 집계되며 2020년 3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2·4분기 전염병 확산세가 줄어들더라도 코로나19 초창기 때의 보복소비도 기대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의 중국증권연구부 및 아시아자동차연구팀은 “올해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이 2%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보복성 소비는 재현될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2019년 8월 유명무실하던 LPR 제도를 개편해 매달 20일 고시하면서 전 금융기관이 이를 대출 업무 기준으로 삼도록 요구했다. 중국에서는 별도의 공식 기준금리가 있지만 LPR가 사실상의 대출 기준금리 역할을 하고 있다.

LPR은 18개 시중은행이 보고한 최우량 고객 대출 금리의 평균치에 불과하다. 하지만 인민은행은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 조절 등 각종 통화정책 도구와 정책 지도 기능을 활용해 LPR에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시중에서는 사실상 인민은행이 LPR를 결정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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