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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군 현대화에 1000억유로 투입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04 08:11

수정 2022.06.04 08:11

[파이낸셜뉴스]
독일 연방군이 지난달 5일(현지시간) 바르트에서 탈출 훈련을 하고 있다. 독일 의회는 3일 올라프 숄츠 총리가 제안한 군 현대화 예산 1000억유로 지출을 승인했다. AP뉴시스
독일 연방군이 지난달 5일(현지시간) 바르트에서 탈출 훈련을 하고 있다. 독일 의회는 3일 올라프 숄츠 총리가 제안한 군 현대화 예산 1000억유로 지출을 승인했다. AP뉴시스

독일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본격적인 재무장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이하 현지시간) 독일 의회가 군 현대화를 위한 1000억유로 국방비 지출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2차대전 전범국인 독일은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우산 아래에서 그동안 군비 확대에 크게 신경쓰지 않아왔지만 러시아가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정책 노선에 변화가 불고 있다.

이날 의회 표결에 앞서 크리스틴 람브렉트 국방장관은 "국방에는 대가가 따른다"면서 독일은 "군사적 수단들을 통해 독일의 가치를 지켜낼 수 있어야 한다"고 표결을 독려했다.

안나레나 베어복 외교장관도 독일이 나토와 유럽 동맹국들에 빚을 지고 있다면서 무장을 확대해 그 빚을 갚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이 수년간 무장을 게을리했다면서 "유럽이 이제 우리를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표결에서 의원 567명이 1000억유로 국방비 지출에 찬성했다. 야당인 기민당이 반대하는 가운데 반대표는 96표, 기권표는 20표가 나왔다.

특별 국방비는 올라프 숄츠 총리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숄츠 총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침공한 사흘 뒤 연설에서 1000억유로 국방비 지출을 통해 독일군이 우리를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기념비적 연설로 재무장을 촉구한 바 있다.

구체적인 지출 계획은 아직 없지만 미국제 첨단 무기 수입이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독일은 3월 록히드마틴의 F-35 스텔스 전투기 35대와 치누크 중수송 헬리콥터(CH-47) 60대를 구입하겠다고 밝혔다.

숄츠는 1000억유로 외에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군비로 지출하겠다고 약속했다. 2014년 나토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중도 우파인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의 기민당 집권 기간 독일의 국방비 지출이 크게 줄어든 반면 재무장에 부정적인 사회당이 집권하면서 재무장이 탄력을 받고 있다.

그러나 사회당 정부의 입장과 달리 여당인 사민당은 물론이고 연정 파트너인 녹색당에서도 일부 반대 의견이 끊이지 않고 있다.


녹색당 의원 프랑크 지르스크는 독일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독일 국방예산은 2014년 이후 이미 30% 넘게 증가했다면서 추가 군비 확장은 "연정이 합의한 다른 중요한 개혁에 필요한 자금 소요에 의문을 낳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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