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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高 시대’ 경기 불확실성 확대… 성장둔화 경고음 커진다 [하반기 경기복병 ‘환율’]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26 18:32

수정 2022.06.26 18:32

1300원 뚫은 환율 인플레 부채질
소비자물가 영향 6%대 상승 전망
원자재값 급등·공급망 불안 맞물려
수출 둔화에 만성 무역적자 우려
고물가시대… "놓칠 수 없는 세일"백화점들이 다음달 10일까지 여름 정기세일을 실시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첫 여름 휴가철인 만큼 야외활동 관련 상품을 전면에 배치했다. 26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을 찾은 고객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고물가시대… "놓칠 수 없는 세일"백화점들이 다음달 10일까지 여름 정기세일을 실시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첫 여름 휴가철인 만큼 야외활동 관련 상품을 전면에 배치했다. 26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을 찾은 고객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하반기 우리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경기불황 속 물가상승) 시그널이 강해지는 건, 고물가·고금리에다 환율마저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원·달러 환율이 13년 만에 1300원 선을 뚫을 정도로 치솟으면서 한국 경제의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하고 있다.

고환율은 가뜩이나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물가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는 연이어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이어지면서 둔화되는 경기를 한층 더 위축시킬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과거에는 환율이 오르면 수출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했지만, 이러한 공식도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환율상승이 수출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지만, 올해는 원유 등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수출 증대 효과보다 수입 부담만 커지고 있다.

환율상승으로 수입품 가격이 오르면 14년 만에 5%대로 올라선 소비자물가를 더 치솟게 만들 수 있다. 환율불안이 우리 경제 최대 리스크로 떠올랐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소비자물가 6% 가시화

환율상승이 우려되는 가장 큰 이유는 물가자극이다. 원·달러 환율과 수입물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고스란히 소비자물가에 전이된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5개월째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5.4%)도 2008년 8월(5.6%) 이후 13년9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환율이 1%p 올라가면 소비자물가는 0.1%p, 생산자물가는 0.2%p 오름폭이 커진다고 추산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6~7월 물가상승률이 5월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6월 또는 7∼8월에 6%대의 물가상승률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물가상승세 확대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을 더 가속할 수 있는 요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인상)' 등 긴축 가속화에 나서는 것도 국내 기준금리의 상단을 높이고 있다.

금리인상은 가계·기업에 모두 부담을 키운다. 특히 가뜩이나 규모가 커진 가계부채의 부실화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수출 '흔들'…만성 무역적자 우려

고환율로 인해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도 흔들리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달 2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154억6900만달러에 달한다.

환율상승으로 수입액은 증가한 반면 수출 증가세는 둔화한 영향이다. 올해 무역수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수출단가 측면에서는 고환율이 긍정적인 점도 있지만, 올해는 원자재 수입과 맞물려 물가상승이 심화하는 국면이라 원자재를 해외에서 들여와 국내에서 제품을 만드는 기업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수출이 주력인 자동차·조선·가전 등의 경우 단기적으로 해외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효과를 보겠지만,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는 등 부작용도 크다는 것이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최근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조업일수 감소와 화물연대 파업 등 일시적 요인까지 겹쳐 6월 무역적자 폭이 다소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무역수지 적자는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증가했다는 의미인 만큼 환시에서 달러 매수 수요를 촉발하는 요인으로 환율에 구조적인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조상현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하반기 글로벌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고원자재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 현상이 지속되면서 수출 제조기업들의 채산성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의 가격경쟁력 제고와 수입 공급망 국산화를 위한 전략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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