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은 총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7%이면 고령화사회, 14%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우리나라는 2000년에 고령화사회, 2018년 고령사회에 각각 접어들었다. 불과 3년 뒤인 2025년이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2045년에는 고령인구가 전체 인구의 37%를 차지하는 세계 최고의 노인대국이 될 전망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685만명이 1·2차 베이비붐 세대(1955~1964년생)이다. 이들이 고령층이 되는 앞으로가 문제다. 은퇴 이후에도 일을 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이른바 '일하는 은퇴자' 시대를 맞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실질 은퇴나이는 남성 65.4세, 여성 63.4세이지만 우리나라의 실질 은퇴연령은 73세이다.
6월 17일 일본에서 개봉한 영화 '플랜75'(하야카와 지에 감독)는 칸 영화제에서 신인상에 해당하는 '카메라 도르 특별 언급상' 수상작이다. "일본의 미래를 위해 노인들은 사라져야 한다. 일본은 원래 나라를 위해 죽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나라 아닌가"라는 구호 아래 75세 이상 노인이라면 누구나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 가까운 미래 일본의회를 통과한다. 정부는 "75세인가요, 죽는 게 어때요?"라고 권유한다. 개인이 죽음을 신청하면 국가가 시행해주는 불온한 상상력의 영화이다. 73세까지 뼈빠지게 일하는 한국이나 75세에 죽임을 당하는 일본이나 노인의 말로가 끔찍하긴 마찬가지다.
joo@fnnews.com 노주석 논설실장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