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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주 판 치는 코스닥...'상한가 후 급락' 반복되며 개미들 울상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05 17:02

수정 2022.07.05 17:02

뉴스1 제공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증시 상황이 급락하면서 테마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거래량이 적은 코스닥에서 '뜨는 테마'로 묶이면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한 방'을 노리는 개미(개인투자자)들이 추격 매수하지만 기대와 다르게 급락하는 종목이 많아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전문가들도 불공정 거래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와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6일 연속 상한가 가더니...주가는 제자리로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은 연초 대비 30%가 빠졌다. 지난해 '천스닥'이라 불리던 코스닥은 올해 1월 3일 1037.83(종가 기준)으로 시작했지만 이달 4일 722.73으로 315.10p(30.36%) 급락했다.


상반기 내내 시장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테마주'를 통한 단기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 올해에만 대선 테마주, 대통령 공약 테마주, 쌍용차 테마주, 원숭이두창 테마주, 로봇 테마주, 무상증자 테마주 등 수많은 테마주들이 뜨고 졌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테마주에 관심이 쏠리는 것에 우려감을 나타냈다. 단기 테마주는 보통 '테마 형성→급등→추격매수→투자주의·경고종목 지정→급락'의 패턴을 갖고 진행된다. 테마가 형성되고 주가가 급등하는 것을 보며 개미들이 추격 매수를 해도, 테마의 힘이 약해지면 바로 급락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무상증자' 테마로 묶여서 강세를 보였던 노터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5월 1주당 신주 8주를 지급하는 역대급 무상증자를 발표했다. 이후 지난 달 31일부터 지난 9일까지 6거래일 연속 상한가라는 진기록을 썼다.

그러나 무상증자 권리락 때문에 6월 10일 거래가 정지된 이후 9거래일 연속 하락세가 이어졌다. 특히 지난 달 20~21일에는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5월 31일 7730원에 거래가 시작된 노터스의 주가는 6월 9일 4.79배(3만7050원)가 됐다가, 이달 4일 무상증자 기준가보다 낮은 7210원까지 떨어졌다.

■"시세 조정 수단으로 악용될 위험...관리 강화해야"
테마주가 유행하면서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되는 종목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달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된 종목은 253개로, 전년 동기 대비 16.58%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테마주 자체를 나쁘게 볼 순 없다"라고 말하면서도 "시세 조정이나 내부자 거래 등 불공정 거래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기 때문에 당국의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가 강조한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단타로 수익을 낼 수 있는 테마주는 투자 전략의 하나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테마주를 장기로 보유했을 때 수익을 내기 어렵고, 추격 매수 시 대부분 고점이라 손실로 이어지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주식으로 수익을 내는 개인 투자자가 별로 없다보니 중독성 강한 도박인 테마주에 몰리게 되지만 대부분 손실을 입는 경우가 많다"라며 "테마주가 활개를 치지 못하도록 건전한 투자문화 정착과 금융당국의 제도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우리나라는 불공정 거래에 대한 처벌이 굉장히 약한 편"이라며 "처벌 강도와 과징금 수위를 높여서 불공정 거래에 대한 유인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이어 "선진국은 감독 당국에 압수수색, 과징금 부과 등의 권한을 부여한다"라며 "제도 개선과 더불어 금융 당국도 불공정 거래를 즉각적으로 탐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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