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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尹내부총질' 직격.."대통령과 만날 이유 없다"(종합)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13 19:08

수정 2022.08.13 19:44

눈물의 기자회견서 尹대통령·당 상황 비판
"한 사람 몰아내려 당헌당규 누더기 만들어"
'문자 노출'에 "대통령 지도력의 위기"
"책임 없는 주호영에 등 떠밀지 않길"
"윤핵관 도려내야...전격 인적쇄신"
향후 행보 예고 "다음 주 공간 공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 하는 이준석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2.8.13 uwg806@yna.co.kr (끝)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 하는 이준석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2.8.13 uwg806@yna.co.kr (끝)
[파이낸셜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3일 "(윤석열) 대통령을 만날 이유가 없을뿐더러 대통령과 풀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이른바 '내부 총질' 문자메시지 노출 사태를 겨냥해 "대통령 지도력의 위기"라고 직격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해 "당이 한 사람 몰아내려고 당헌·당규 까지 누더기로 만들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중 '만약 윤 대통령이 먼저 만나자고 하면 만날 의향이 있나. 먼저라도 오해 풀자고 제안할 생각이 있나'라는 질문에 "(회동 요청에) 답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는 "예전에 대통실령에서 텔레그램 문자에 대해 이 대표가 오해하지 말길 바란다고 해서, 저는 정확하게 말했다, '오해하지 않고 정확하게 알아들었으니 오해했다고 오해하지 말라고'"라고 꼬집었다.

이어 "대통령실에서 무슨 의도를 가지고 있고 어떤 생각인지 명확하게 알았기 때문에 더이상 그런 자질구레한 사안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눌 생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으로서 자유로운 제안이나 진언은 어떤 경로든 하겠지만 그걸 받아들일지는 아닐지는 철저하게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그 책임도 오롯이 대통령실과 대통령에게 귀속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권한이 있는 곳에 책임도 있는 것이고, 이미 '문자 노출' 이후에 제 권한은 상실됐다"고 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로 등원해 원내대표실 앞에서 전날 본회의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문자내용 공개와 관련해 입장을 밝힌 뒤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문자 메시지. (공동취재사진) 사진=뉴시스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로 등원해 원내대표실 앞에서 전날 본회의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문자내용 공개와 관련해 입장을 밝힌 뒤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문자 메시지. (공동취재사진) 사진=뉴시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행동이 대통령의 의중과 같다고 보냐'는 질문엔 "대선 때 저는 그게 아니라고 줄창 이야기했고, 지선 때도 그게 아니길 바란다고 했다"며 "그런데 제가 여러 말을 보태지 않아도 지난 노출되었던 메시지는 많은 함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긍정 답변을 했다. 그는 또 "저는 체리따봉을 못받아봤다"며 "아무리 사적인 텔레그램이라고 해도 이면에 좀 다른 생각들이 있으셨구나 생각을 하게돼서 특이하다고 생각했다"고 비꼬았다.

그는 기자회견 중에도 문자 노출 사태에 윤 대통령의 책임이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이 원내대표에 보낸 어떤 메시지가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는다면 그것은 당의 위기가 아니라 대통령의 지도력의 위기"라고 했다. 또 "문제되는 메시지를 대통령이 보내고 원내대표의 부주의로 그 메시지가 노출됐는데 그들이 내린 결론은 당 대표를 쫓아내는 일사불란한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라면 전혀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추락한 것에 대해서도 "7월 초를 기점으로 정당의 지지율보다 국정운영 지지도가 낮으면, 리더십의 위기에 왔다는 것을 해석적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 도중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 도중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날 계획을 묻는 질문엔 "주 위원장은 개인적으로 인품이 훌륭한 분이시라고 항상 주변에 이야기를 하고 있고, 무엇보다 주 위원장께는 항상 예의를 갖춰서 대우한다"면서 "지금 주 위원장께서 저에게 하실 말씀이 있다고 하더라도 저는 그것을 듣지 않고 저도 어떤 말씀을 드리지 않는 편이 주 위원장께도 저에게도 낫겠다는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사태에 있어서 주 위원장은 어떤 책임도 없다. 주 위원장님이 저에 대한 험담을 한 것도 아니고 문자를 노출 시킨 것도 아니다"라며 "앞으로 적어도 우리 당내에서 주 위원장에게 있을 곤란한 상황에 대해서, 주 위원장에게 등 떠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차기 전당대회에 출마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원래 내년 6월에 전대가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데 만약 (6월 전) 다른 일정에 열리게 된다면, 아마 국민의힘에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의 수준이라면, 아마 12월쯤 후보 공고를 내서 절묘하게 이준석이 참여하기 어려운 시점에 전당대회를 치르는 방법으로 국민들을 현혹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 대표의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는 내년 1월에 끝난다. 그는 "그럴 바에 빨리 (전대를) 치러버리시라"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윤핵관'들을 도려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은 윤석열 정부가 이대로 갔을 때 대한민국이 성공할 수 있을까, 아니면 윤핵관들을 도려내고 전격적인 인적쇄신을 하고 대선 때 우리가 공약했던 것들을 다시 한 번 지키겠다는 의지를 천명할 때 대한민국이 잘 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아니면 이준석이 산사에 들어가서 조용히 닥치고 있는 것이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 지는 너무나 명확하다"고 했다.

이날 이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해서도 예고했다.
그는 "저는 그들(윤핵관)과 끝까지 싸울 것이고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방식으로 가려고 한다"며 "다음 주부터 더 많은 당원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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