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

5대 금융지주 '슈퍼앱' 연합… 그룹 보험사는 빅테크에 SOS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25 18:00

수정 2022.08.25 18:00

보험사 플랫폼 전략 대변화 예고
KB·신한·하나 등 은행 둔 보험사
앱 통합해 업권간 시너지 가속도
한화생명·현대해상·교보생명 등
독자 플랫폼으론 시장 대응 한계
금융규제혁신회의가 은행에게는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 빅테크에는 '보험 비교, 추천 플랫폼'을 사실상 허용키로 하면서 보험사들의 플랫폼 전략이 달라지고 있다. 앞으로 금융지주 계열의 보험사들은 은행의 슈퍼 앱인 디지털 유니버설뱅크 플랫폼에 올라탈 수 밖에 없다. 반면 그룹사 소속의 보험사들은 머리가 복잡해질 수 밖에 없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개최한 금융규제혁신회의 플랫폼 규제 개선이 보험사들의 중장기 플랫폼 전략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선 금융규제혁신회의는 은행이 하나의 슈퍼앱을 통해 은행, 보험, 카드, 증권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를 구축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키로 했다. 주요 금융지주 중심으로 하나의 슈퍼앱을 만들어 계열사들의 고객 정보를 공유하면서 맞춤형 마케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업권간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5대 금융지주는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지주 소속 보험사들은 이 플랫폼을 활용할 수 밖에 없다. 금융지주 보험사는 KB손해보험, KB생명, 푸르덴셜생명, 신한라이프, 하나생명 등이 있다.

금융지주 디지털 전략 담당자는 "플랫폼은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 아닌 고객을 관리하는 곳이 돼야 한다"며 "금융그룹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와 자산관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에서 모든 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지주가 아닌 그룹사 소속 보험사들은 선택의 기로에 섰다.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파이낸셜 등 빅테크들도 앞으로 보험 상품의 비교, 추천을 가능케 했다. 업계에서는 중장기적으로 판매까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그룹 소속 금융회사들은 이미 한 곳으로 모여 플랫폼을 만들었다. 올해 초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이 삼성금융통합 앱인 '모니모'를 구축했다. 보험료 청구, 자산관리, 환전, 자동차 및 부동산 시세 등이 가능하다. 이벤트성 소액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문제는 한화생명, 현대해상, 교보생명, DB손해보험 등 그룹사 소속 보험사들이다.
이들은 추후 빅테크들과 손을 잡을 수 밖에 없다는 예측이 나온다. 대형 플랫폼을 필요한 상황에서 독자적으로 플랫폼을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고 디지털 전환이 급속도로 빨라지는 시기에 플랫폼을 무시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상품의 복잡성과 소비자 분쟁의 여지 때문에 다른 금융업처럼 플랫폼의 한계가 있다"며 "다만 중장기적으로 빅테크 플랫폼에서 보험 판매 등이 활성화되면 보험사들도 전략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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