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못생기면 어때요" 물가폭탄에 '못난이 농산물' 잘 팔린다

김주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01 09:00

수정 2022.10.01 09:06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스1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스1

#. 50대 주부 A씨는 최근 대형마트에 가면 '못난이 농산물'만 찾는다. 못난이 농산물은 맛과 영양 측면에서는 이상이 없지만, 모양이나 크기가 규격에 맞지 않는 상품을 뜻한다. A씨는 "일반 상품과 비교해 맛은 거의 차이가 없는데 가격은 30% 정도 저렴하니 구매를 망설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밥상 물가가 치솟으면서 '못난이 농산물'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그동안 유통업계에서 못난이 농산물은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폐기 처분했지만, 최근 먹거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가성비 농산물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못난이 농산물 거래 7배 급증

SSG닷컴은 오는 5일까지 일주일간 ‘농가와 함께하는 못난이 과일, 채소 기획전’을 연다. SSG닷컴 제공
SSG닷컴은 오는 5일까지 일주일간 ‘농가와 함께하는 못난이 과일, 채소 기획전’을 연다. SSG닷컴 제공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일~25일 11번가의 가성비 브랜드 '어글리러블리' 거래액이 전년 대비 7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글리러블리는 재배 과정에서 흠집이 나거나 모양과 색깔이 고르지 못한 못난이 농산물들을 모아 선보이는 11번가의 생산자 협력 브랜드다.

올해 들어서는 거래액이 전년 대비 2배 가량 늘었고, 이달 들어 2차례 진행한 어글리러블리 라이브방송도 누적 67만 시청뷰를 기록했다. 판매 품목은 지난 2020년 4월 첫 론칭 후 킹스베리·참외 등 8종에서 올해 자두, 납작복숭아, 샤인머스캣 등 29개로 확대됐다. 시즌 별로 미니밤호박, 감자, 고구마 등 농산물부터 우럭, 고등어, 삼치, 갈치 등의 수산물까지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으며, 가격은 일반 상품보다 평균 20~30% 저렴하다.

과일, 채소 등 최대 반값 할인

이 같은 트렌드에 SSG닷컴도 오는 5일까지 '농가와 함께하는 못난이 과일, 채소 기획전'을 연다.

이번 행사를 위해 SSG닷컴은 전국 각지 우수 농가로부터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 과일, 채소류를 직접 사들였다.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NE.O)'를 통해 전국 인구의 약 50%가 밀집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들 상품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서다. 행사에서는 사과, 배, 샤인머스캣 등 과일과 무, 오이맛 고추, 가지, 감자 등 채소를 최대 반값에 할인 판매한다.

대형마트에서도 못난이 농산물 판매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물가 안정과 농가 적체 물량 해소에 도움을 준다는 의미를 담아 '상생 과일'을 판매하고 있으며, B+급 사과, 참외 등 10여품목의 상생 시리즈 과일을 시세보다 최대 30% 저렴한 가격으로 선보인다.
롯데마트는 앞으로도 로컬MD들이 직접 전국 산지를 돌아다니며 B+급 상품들을 확인, 발굴해 지속적으로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홈플러스도 사과, 배, 밀감 등 5종 과일과 무, 양파, 당근 등 8종 채소 등 못난이 농산물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속되는 고물가 상황에 알뜰 소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졌다"면서 "못난이 농산물은 품질이 우수하고 가격도 합리적이라 고객들에게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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