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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일부노선 LCC로… 美·英, 이르면 내달 결합승인 [KAL-아시아나 기업결합 속도]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02 18:25

수정 2022.10.02 18:25

경쟁당국 "합병 후 독점 방지"
아시아나 대체 항공사 제시 요구
KAL, 외항사·국내LCC와 협상
EU·日·中 심사에도 긍정영향 기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미국과 영국에서 이르면 11월 승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기가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미국과 영국에서 이르면 11월 승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기가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위한 선결조건인 해외 경쟁당국 심사와 관련, 미국과 영국이 이르면 11월 기업결합을 승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승인 시 남아 있는 유럽연합(EU), 일본, 중국의 결합심사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결합심사 위해 대체항공사 협상 중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주요 경쟁당국에 합병 이후 아시아나항공 대신 운항할 대체항공사를 제시하기 위해 외항사,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와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위해서는 절차상 주요 경쟁당국의 승인이 먼저 이뤄져야만 한다.
각국 경쟁당국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이후 시장 경쟁성을 유지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을 대신해 운항할 신규 항공사를 제시하라고 대한항공에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은 최근 국내 LCC와 유럽·미국 노선 운항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해당 업무협약을 토대로 다른 항공사가 아시아나항공 대신 취항하면 합병 이후에도 독점을 방지할 수 있다고 경쟁당국에 주장하고 있다. 인천~LA 노선의 경우 국내 항공사로는 에어프레미아가 이달 취항하고 차차 운항을 확대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베트남 항공사의 해당 노선 취항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미주 노선은 유나이티드항공이나 델타항공 등 미국 항공사가 운항을 확대하거나 취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美·英 승인 시 EU·日·中 3국만 남아

미국 법무부는 이달 대한항공 임원·담당자와 인터뷰를 하고, 대한항공이 제안한 합병 이후 시정조치 등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런던 노선에는 영국 항공사 버진애틀랜틱이 신규 취항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지난달 16일 1차 본심사에 착수했고, 11월 14일까지 1차 심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CMA는 합병 이후 시장의 경쟁성이 감소할지와 서비스 하락 등이 있는지 등을 검토한다.

합병 이후에도 시장 경쟁성이 유지된다고 판단되면 1차 심사에서 합병 승인이 이뤄지며, 문제가 있다면 2차 심사가 진행된다. 지난달 호주 경쟁당국이 조건 없는 기업결합 승인을 발표한 데 이어 영국과 미국까지 기업결합을 승인하게 되면 EU, 일본, 중국 등 3개국만 남게 된다. 이 때문에 이들 국가의 기업결합 승인이 남아 있는 국가의 심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EU와 일본의 심사는 여전히 더딘 모습이다. EU와 일본의 경우 본심사 전 사전협의 단계가 진행 중이다. 특히 EU는 유럽 외 국가의 기업결합을 까다롭게 심사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의 가장 큰 난관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EU는 올해 초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독점을 이유로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불허한 바 있다.
일본의 경우 대한항공이 작년 8월 결합 신고서 초안을 제출했지만 1년 넘게 사전협의 절차가 진행 중이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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