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압수수색에도 오른 '에코프로'...배터리株에 브레이크 없나?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21 06:00

수정 2023.03.21 09:59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영일만4 일반산업단지에서 에코프로비엠 이차전지 양극재 공장 착공식이 열리고 있다. 뉴스1 제공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영일만4 일반산업단지에서 에코프로비엠 이차전지 양극재 공장 착공식이 열리고 있다.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과 검찰의 압수수색에도 에코프로 3형제(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에코프로에이치엔)의 주가가 상승으로 마감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들인 덕에 주가 방어에 성공한 것이다. 올해 주가가 크게 오른 만큼 향후 주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개미의 믿음으로...'상승 마감' 성공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에코프로의 주가는 전날보다 0.88% 오른 40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에코프로는 개장과 동시에 13.01% 급락하기도 했다. 검찰과 금융당국이 불공정거래 의혹을 포착, 압수수색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진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의 매수세가 확대되면서 낙폭이 줄었고, 결과적으로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주요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도 전 거래일 대비 9.3% 급락했다가 2% 오른 20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하락 폭을 13%대에서 4.29%까지 좁혔다.

주가 급락을 기회로 여긴 개미들이 주식을 쓸어 담으면서 주가 흐름이 반전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개인은 이날도 에코프로를 순매수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순매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개인의 에코프로에 대한 믿음은 절대적이다. 개인은 지난달 21일부터 이날까지 한 달 동안 총 783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전체 20거래일 가운데 순매도는 5거래일에 불과하다.

■그래도 너무 많이 올랐다
향후 주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올해 너무 많이 오른 것이 문제다. 올해 들어 최고 335% 상승했던 에코프로는 지난 15일 고점 이후 지금은 10%가량 조정을 받은 상태다. 올해 최고 135.6% 급등했던 에코프로비엠도 고점 대비로 약 10% 내렸다.

나노신소재, 성일하이텍, 천보 등 다른 2차전지 소재업체들도 대부분 고점 대비 10%대가 넘는 조정이 진행 중이다.

공매도 역시 걸림돌로 꼽힌다. 에코프로비엠의 공매도 잔액비율(시가총액 대비 공매도잔액)은 지난 3일 2.19%로 저점을 찍고 다시 늘어나 지난 15일에는 2.37%를 기록했다. 에코프로 역시 이달 6일 0.84%에서 15일 1.15%로 증가했다.

코스피시장의 배터리주는 하락 마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일 대비 1.63% 하락한 54만4000원에, 삼성SDI는 0.83% 떨어진 71만5000원에 각각 장을 마쳤다.

지속적인 주가 급등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높아진 가운데 그동안 주가 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했던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 초안이 발표되면서 외인과 기관의 차익실현 심리를 자극했다는 진단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CRMA에서 인센티브가 구체화하지 않는 한 국내 2차전지업종에는 미국 IRA 만큼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전망에 대한 과도한 낙관론이 가격에 반영돼 있지 않은지 의심해야 한다"며 "종목의 주가는 과열 국면에 다다랐다"고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이와 달리,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는 대표적인 성장산업이면서 코스피·코스닥의 상위 업종이라 조정 기간과 폭 모두 크지 않을 것"이라며 "본격적인 반등은 미국 IRA 세부법안이 발표되는 시기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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