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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 채권자들, 소송 건다...22조원 AT1 채권 상각 반발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22 03:46

수정 2023.03.22 07:58

[파이낸셜뉴스]
매각 합의로 크레디트스위스(CS)의 AT1 채권이 휴지조각이 되자 유럽중앙은행(ECB) 등이 반발하는 가운데 채권자들도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1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의 UBS 본사(왼쪽) 건물 옆 CS 본사(오른쪽) 앞으로 전차가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연합
매각 합의로 크레디트스위스(CS)의 AT1 채권이 휴지조각이 되자 유럽중앙은행(ECB) 등이 반발하는 가운데 채권자들도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1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의 UBS 본사(왼쪽) 건물 옆 CS 본사(오른쪽) 앞으로 전차가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연합

크레디트스위스(CS) 채권자들이 보유채권 상각에 항의해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외신들이 2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에 따르면 이들은 CS가 UBS에 매각되면서 170억달러(약 22조2200억원) 규모의 '추가 티어1(AT1)' 채권을 상각해 휴지조각으로 만든 것에 반발하고 있다.


앞서 스위스 금융감독청(FINMA)은 19일 AT1 가치를 '제로'로 끌어내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CS 주식 투자자들은 UBS에 CS가 매각되면서 UBS 지분으로 보상받지만 채권자들은 손실을 모두 감당하라는 것이어서 채권 투자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아시아 큰 손들이 주로 투자

AT1 채권은 특히 아시아 큰 손 투자자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FINMA가 UBS의 CS 인수를 추진하면서 주주들은 32억5000만달러를 보상받을 수 있도록 했지만 AT1 채권 가치는 '제로'로 만들면서 이들의 반발이 높다.

AT1 채권은 위험도가 높은 은행 채권으로 애초에 은행이 잘못될 경우 손실을 보도록 설계돼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은행 대차대조표 상의 유가증권보다 순위가 높은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위험 자산이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기관투자가들도 많이 투자한다.

한 때 세계 최대 채권펀드였던 핌코, 인베스코, 레그메이슨 등이 CS의 AT1 채권 주요 보유 기관들이다.

아시아 지역 AT1 시장 규모는 460억달러 수준으로 전세계 2600억달러 AT1 시장의 약 18%를 차지한다.

소송 예고

아시아 투자자들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대개 CS 사태 같은 일이 벌어지면 지금까지는 주식 투자자들이 채권 투자자들보다 후순위로 밀렸지만 이번에는 주식 투자자들이 일정한 보상을 받는 대신 채권 투자자들은 빈털터리가 됐기 때문이다.

금융감독 당국들도 스위스의 이번 조처에 반발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한 외국 금융당국들은 스위스의 CS 문제 해결 방식이 자국에서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맞서고 있고, 일부 투자자들은 소송을 준비중이다.

CS의 AT1 채권을 보유한 악시옴대안투자 최고투자책임자(CIO) 데이비드 베나모는 CNBC에 자신도 소송에 참여할 것이라면서 "아마도 대부분 채권자들"이 소송을 걸 것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의 법무법인 '퀸 이매뉴얼 어커트 앤드 설리번'은 앞서 20일 스위스의 CS 매각 합의 뒤 "스위스, 미국, 영국 등의 변호사들로 다국적 팀을" 꾸렸다고 밝혔다.

이 로펌은 "이 팀이 이미 다수의 CS AT1 채권자들과 대화 중"이라면서 이들이 보유한 채권 규모가 상당하고, 이들을 대리해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로펌은 2017년 스페인 산탄데르은행이 1유로에 매각되던 당시 AT1 채권이 '제로'로 상각되자 채권자들을 대리해 소송을 맡은 바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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