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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 고열로 수학여행 못갔다"..전액 환불 가능할까 [소비의 정석]

김현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4 10:00

수정 2026.05.24 10:00

fn·한국소비자원 공동기획
초등학생 아이, 고열로 수학여행 당일 불참
여행사 "50%만 환불 가능" 주장, 소비자원 "약관 상 전액 환불해야"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제작한 이미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제작한 이미지

[파이낸셜뉴스] #. "어머님, 아이가 지금 열이 너무 많이 나서 다시 집으로 돌려보내야 할 것 같아요."
초등학생 자녀를 둔 A씨는 지난해 아이의 수학여행 당일 담임선생님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아이가 고열 증상을 보여 수학여행에 참여하기 어려울 것 같아, 귀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였다. 아이가 손꼽아 기다리던 해당 수학여행은 싱가폴로 떠나는 여정이었다. 기간은 3박5일, 비용은 약 205만8000원에 달했다.

결국 A씨는 곧장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방문했고, 급성 후두염 진단과 함께 며칠간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다.

A씨는 곧바로 진단서를 발급받아 학교와 여행사에 제출하며 여행 취소 의사를 전달했지만, 여행사는 "출발 당일 취소인 만큼 전체 여행대금의 50%만 환급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이미 숙박과 현지 일정 등이 예약된 상태여서 손해가 발생했다는 이유였다.

A씨는 "아이 건강 문제로 어쩔 수 없이 취소한 건데 절반만 돌려받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며 한국소비자원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당일 취소라도 약관에 따라 전액 환불 가능"

24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여행 전 갑작스러운 사고나 질병 발생으로 인한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여행 출발 직전이나 당일 취소의 경우 높은 위약금이 발생하는 사례가 많다. 다만 이번 사건은 여행사의 약관 내용이 예외적인 역할을 했다. 약관에는 '질병 등 여행자의 신체 이상으로 여행 참가가 불가능한 경우 진단서 등 증빙자료를 제출하면 손해배상액 없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분쟁조정위원회는 A씨가 출발 전 여행사에 계약 해제 의사를 전달했고, 자녀의 고열 및 급성 후두염 진단서를 제출한 점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여행 개시 전의 계약 해제를 규정하고 있는 민법 제 674조의 3에 따라 여행계약 해제는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이를 이용약관의 내용과 결합하면 A씨는 여행사에 별도의 손해배상을 지급하지 않는 것이 옳다는 것이다.

또 여행사가 주장한 '손해 발생' 부분도 인정되지 않았다. 여행사가 실제 손해를 입었다는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분쟁조정위는 여행사가 A씨에게 여행대금 전액인 205만8000원을 환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정했다.

다만 소비자원은 이번 사례가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여행 당일 취소에 전액을 환급하는 경우는 드물며, 이번 사례는 피신청인(여행사)이 약관에 정한 내용대로 이행해야 할 것을 주문한 조정례라는 설명이다.

이용약관 필독…소비자에게 유리한 경우도
소비자원은 여행 계약 전 약관 내용을 숙지해둘 것을 당부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여행사의 이용약관에 소비자에게 유리한 내용도 있으므로 항상 약관을 꼼꼼히 읽어볼 필요가 있다"며 "아울러 혹시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을 대비해 입증할 수 있는 증빙자료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ocalplace@fnnews.com 김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