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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3만원이 꽁돈, 주식 사렵니다"...직장인 '점심값 테크' 딱 한달 해봤더니 [단내나는 짠테크]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4 08:00

수정 2026.05.24 08:00

런치플레이션 시대에 직장인과 학생들은 점심값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챗GPT
런치플레이션 시대에 직장인과 학생들은 점심값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챗GPT

다 치솟았습니다. '내 월급' 빼고 모든 게 올라버렸습니다. 점심 한 끼가 걱정인 독자 여러분을 위해, 돈이 되는 소비의 기술을 전수해 드립니다. [단내나는 짠테크] 그 여섯 번째 이야기는 네 차례에 걸쳐 공유한 '절약 노하우'로 재구성한 한 달 식비입니다. <편집자주>

[파이낸셜뉴스] "오늘은 또 뭘 먹어야 하나."

요즘 점심시간이 다가올 때면 뭘 먹을지 고민하며 습관적으로 휴대폰을 보는 직장인들이 많아졌다.

회사 근처 식당 가격과 '거지맵'에 올라온 메뉴를 비교해 보기 위해서다. 엄밀히 말하면 예전에는 메뉴를 고민했다면 이제는 가격을 먼저 따진다. 생각없이 식당에 갔다간 밥 한 끼에 커피까지 더해 2만원 가까운 돈이 빠져나가는 걸 경험하기 일쑤여서다.

이른바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 시대다.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점심값이 부담스러워진 직장인과 학생들의 점심 풍경은 달라지고 있다. 이들은 편의점 구독 서비스와 멤버십 할인, 구내식당, 저가 식당 정보 공유 등을 활용하며 점심값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오르는 외식 물가…"점심 한 끼도 부담"

점심값과 커피값을 아끼려면 다양한 방법이 있다. 구청, 도서관 등 구내식당도 있고 구독서비스로 할인혜택을 받는 편의점 도시락에 가성비 식당 정보를 공유하는 '거지맵'에 나온 식당을 찾는다.(왼쪽 사진부터) /사진=서윤경 기자
점심값과 커피값을 아끼려면 다양한 방법이 있다. 구청, 도서관 등 구내식당도 있고 구독서비스로 할인혜택을 받는 편의점 도시락에 가성비 식당 정보를 공유하는 '거지맵'에 나온 식당을 찾는다.(왼쪽 사진부터) /사진=서윤경 기자

실제 외식 물가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지역 자장면 평균 가격은 7692원으로 전월보다 0.5% 올랐다. 칼국수는 9962원, 비빔밥은 1만1615원으로 각각 상승했고 삼겹살(200g 기준)은 2만1141원을 기록했다.

외식업계 분위기도 좋지 않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2025년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산업 매출 지수는 73.84로 전년보다 1.77포인트 하락했다. 지수가 100 아래라는 것은 "매출이 줄었다"고 답한 사업자가 더 많다는 의미다.

외식 물가는 오르는데 소비 여력은 줄어들면서 직장인들의 점심 소비 패턴도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다 보니 점심 한끼에도 저렴한 한끼를 찾는 발품을 팔아야 한다. [단내나는 짠테크]도 네 차례 그 발품 파는 방식을 공유했다.

▶"'아아 샷추가'를 2990원에 먹는 법" 아직도 모르세요?(2026년 4월 18일자)
▶"이 모든게 9750원"...편의점서 '2인 식사+아아'까지 거지맵보다 싸게 먹는 법 (2026년 4월 26일자)
▶'착한 거지' 어떠세요…종로구 '불백당', 거지맵 오른 '착한가격업소' (2026년 5월 10일자)
▶"8000원에 샐러드까지"…갓성비 구내식당, 단 외부인은 12시 이후 입장하세요 (2026년 5월 17일자)
그 중 하나가 최근 소셜네트워크(SNS)와 직장인 커뮤니티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는 '거지맵'이다. 저렴한 식당 정보를 공유하는 지도 서비스다.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착한가격업소'도 저렴한 가격과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소를 지정하는 제도다. 거지맵처럼 식당 업소만 지정하는 게 아니다. 이미용업, 세탁업 등도 대상이다.

외부인 이용이 가능한 공공기관 구내식당도 인기다. 박물관, 도서관 식당도 저렴하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점심시간마다 구내식당 투어를 한다"는 말도 나온다.

편의점 역시 런치플레이션 시대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편의점에 따라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나 통신사 멤버십을 함께 적용하면 도시락은 4000원대, 김밥은 2000원대, 아메리카노는 1000원 수준으로 가격이 내려간다.

한 달 직접 계산해 보니…"13만원 가까이 차이"


회사가 종로에 있는 직장인 A씨가 한달 20일간 회사 근처에서 식사와 커피를 마시는 가상의 상황으로 일반 식단과 절약 식단으로 구분해 계산한 식비. /그래픽=챗GPT
회사가 종로에 있는 직장인 A씨가 한달 20일간 회사 근처에서 식사와 커피를 마시는 가상의 상황으로 일반 식단과 절약 식단으로 구분해 계산한 식비. /그래픽=챗GPT

실제 절약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서울 종로구 회사에 다니는 가상의 30대 직장인 A씨를 기준으로 한 달 점심값을 계산해 봤다. 조건은 주 5일 근무, 월 20회 점심 식사와 커피 이용이다.

정상가를 내고 먹었을 때(일반 식단)와 네 차례 소개된 방식으로 먹는 절약 식단으로 구분했다.

우선 일반 소비 패턴이다. 비빔밥, 샤브샤브, 회덮밥, 냉면, 손칼국수 등 일반 식당 메뉴를 먹고 식후에는 4700원짜리 프랜차이즈 커피를 마시는 방식이다.

이 경우 한 달 식비는 20만6000원, 커피값은 9만4000원으로 총 30만원이 들었다.

시뮬레이션을 돌려봤다. 절약 소비 패턴에서 A씨는 거지맵 식당과 종로 주변에 갈 수 있는 8000원짜리 예금보험공사 구내식당, 편의점 구독 할인 등을 조합해 먹었다. 무조건 아끼기만 한 건 아니었다. 한 달에 네 번은 일반 식당에서 먹었다. 닭갈비(1만2000원), 샤브샤브(1만3000원), 고등어구이(1만1000원) 같은 메뉴를 먹었다. "계속 절약만 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이유다.

커피 역시 구독 할인이 있는 프랜차이즈 카페와 편의점 커피를 마셨다.

차이는 컸다. 절약 소비 방식을 적용했을 때 A씨의 한 달 식비는 13만8440원, 커피값은 3만1900원으로 총 17만340원 수준이었다. 일반 소비와 비교하면 약 12만9660원을 아낀 셈이다.

적용되지 않은 구독료까지 계산에 넣어도 절약 식단은 11만원가량 아낄 수 있다.

참고로 5·18 '탱크데이' 행사 전 소개된 스타벅스의 구독 서비스 이용료는 7900원이다. 편의점은 A씨가 가입한 통신사 할인을 받기 위해 CU의 구독서비스를 신청했다. 아메리카노 구독은 2000원, 김밥·샐러드 등 간편식사 구독은 2500원이고 구성이 탄탄한 도시락을 먹을 수 있는 실속한끼 구독은 4000원이다.

구독료 총액은 1만6400원이다. 각 구독 서비스로 음식을 네 번 이상 구매하거나 주문하면 구독료 만큼의 할인 혜택이 돌아오니 손해 볼 건 없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고물가 시대 소비 구조 변화라고 분석한다. 외식 가격과 커피값 상승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이 할인·구독·멤버십을 조합하는 '전략 소비'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점심값도 재테크가 됐다"는 말까지 나온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