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내 시설물 보라색으로 도색하는 데 그쳐
기존 음료 이름에 '아미'만 붙이는 무성의도
인근 감천동은 역대 최다 관광객 몰려 대조
[파이낸셜뉴스] 148만9547명. 올 들어 지난달까지 부산 대표 관광지인 사하구 감천문화마을을 찾은 관광객 수다. 지난해 같은 기간(119만3781명)보다 무려 24.7%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역대 최다 관광객 신기록도 세울 전망이다.
사하구 관계자는 "올 한 해 350만명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종전 최다 관광객을 기록한 지난해 311만명을 뛰어넘는 수치다. K-컬처 위상 제고와 함께 BTS 공연을 앞두고 부산을 찾은 관광객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찾은 감천문화마을은 외국인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한복을 입은 외국인이 BTS 멤버 정국, 지민 얼굴이 그려진 벽화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기 위해 긴 줄을 섰다. 상점마다 BTS 노래가 흘러나왔고, 판매하는 상품에는 BTS 상징색인 보랏빛이 물들어 외국인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감천문화마을과 맞닿은 서구 아미동은 이런 축제 분위기에서 한 발 벗어나 있었다. 아미동 일대는 오는 12일부터 열리는 BTS 공연을 앞두고 부산을 찾을 관광객을 환영하는 의미에서 주요 전망대와 공영주차장 외벽 등 시설물을 보라색으로 도색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일부 시설물은 정비를 마쳤지만 보랏빛 하나만으로는 감천문화마을로 향하는 외국인의 발길을 돌리기에 힘이 부치는 모습이다.
이에 서구와 부산시가 관광 콘텐츠 개발 실패로 아미동을 전 세계에 알릴 절호의 기회를 놓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구는 아미동 일대에서 '스탬프 투어'를 진행하는데, 완주한 관광객에게 기념품으로 아미드림도서관 내 카페에서 판매하는 '블루베리 스무디'를 제공한다. 음료가 단지 보라색이라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해당 음료는 상시 맛볼 수 있는 음료인데도 단지 특별함을 더하기 위해 이달 들어 '아미베리 스무디'로 이름을 변경했다.
음료를 제공하는 카페가 산 중턱에 있는 도서관 안에 위치했다는 점도 아쉽다. 도서관 관계자는 "BTS를 보기 위해 부산에 온 관광객이 과연 음료 한 잔을 마시기 위해 도서관을 방문할지 의문"이라며 "개관한 지 7개월 동안 방문한 외국인은 단 한 명도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BTS 부산 공연을 앞두고 아미동이 BTS 공식 팬덤인 'ARMY(아미)'와 이름이 같다는 이유에서 기초의회를 중심으로 미디어 파사드 등 다양한 이벤트를 열어 지역을 알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힘입어 구는 BTS 소속사인 하이브 측에 협업을 요청하는 취지의 공문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한때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2월 아미동을 BTS '성지'로 만들자고 제안한 부산 서구의회 김병근 의원은 "이번 BTS 뮤직비디오를 보면 일제강점기 등 우리 역사와 관련한 내용이 나온다"며 "아미동에는 일본인의 묘지 위에 집을 지어 형성된 비석마을이 있는 등 관광 콘텐츠가 많은 데 이를 제대로 살리지 못해 아쉽다. 구청장이 6·3 지방선거에 출마하면서 생긴 수장 공백 영향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huni@fnnews.com 백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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