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자회사 빚보증 서느라.. 자기자본 갉아먹는 상장사들

김문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2.01 17:03

수정 2013.12.01 17:03

자회사 빚보증 서느라.. 자기자본 갉아먹는 상장사들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자 일부 상장사의 빚보증도 늘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가증권 상장사 47개 기업이 올 들어 자회사 등의 채무보증을 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채무보증은 부실 자회사에 대한 지원 성격이 강해 향후 경기 회복이 더딜 경우 부실이 전이될 수도 있다.

또 계열사 상호간 채무보증을 서 주는 경우도 늘고 있어 계열사 전체의 동반부실화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빚보증에 허리 휘는 기업들

금호타이어는 자회사인 금호타이어(톈진)에 433억8482만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 이는 자기자본 대비 4.66%에 해당하며 채무보증기간은 2014년 12월 31일까지다.


한진중공업은 계열사인 HHIC-Phil 채무 556억원을 보증키로 했다. 자기자본 대비 2.98%다. 총 채무잔액은 자기자본 1조8648억원의 2배에 달하는 3조604억원에 이른다.

SK네트웍스는 코카투에 대한 962억555만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

LG상사는 LG International(H.K.) Ltd. 등 4개 해외법인의 채무 8103억원 규모 채무를 보증했다. 이는 자기자본 대비 50.15% 규모다. LG상사의 채무보증 잔액은 자기자본 1조6156억원보다 많은 1조8143억원이다.

한솔케미칼은 자회사 Hansol Electronic Materials(Xi'an)의 채무 223억원을 보증키로 했다. 이는 자기자본의 13.2%에 달한다.

AK홀딩스는 계열사 에이엠플러스피에프브이위례㈜의 채무 892억원의 보증을 섰다. 보증 규모는 981억원으로 자기자본의 23.81%이다.

■잠재리스크, 동반부실 우려

지배기업으로부터 채무보증을 받는 피지배회사들은 실적 측면에서 부실한 모습을 보이는 사례가 많다. 지급보증이 필요한 기업은 대부분 경영악화에 시달리는 기업으로 신용도가 낮아 금융권 대출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모회사가 계열사와 관계사 등에 빚보증을 서 주는 '계열사 챙기기'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신규사업이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계열사 자금지원 성격 보증은 긍정적일 수 있지만 대부분 채무보증은 부실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같은 경기침체 상황이 이어지면 재무구조가 취약해진 계열사 지원을 위한 빚보증이 이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모회사인 상장사까지 동반 부실에 빠뜨릴 수 있다.


채무보증을 받은 계열사가 경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해 차입금을 제대로 상환하지 못하면 채무보증 금액은 지급보증을 서준 모기업 부채로 고스란히 전가된다. 보증금액이 지나치게 크면 모기업 현금 유동성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계열회사에 대한 채무보증 규모가 EBITDA 대비 지나치게 큰 기업들은 부실이 현실화했을 때 이익으로 부채를 갚아주기 어려운 기업이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kmh@fnnews.com 김문호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