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스페인서 만들었지만 국산차? QM3 ‘족보 논쟁’

박하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2.12 16:32

수정 2013.12.12 16:32

지난달 예약 판매 7분만에 1000대가 완판된 르노삼성 QM3의 주행 모습. 스페인에서 전량 생산해 들여오는 QM3는 원칙적으로는 수입차지만 르노삼성은 '국산차와 다름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예약 판매 7분만에 1000대가 완판된 르노삼성 QM3의 주행 모습. 스페인에서 전량 생산해 들여오는 QM3는 원칙적으로는 수입차지만 르노삼성은 '국산차와 다름없다'는 입장이다.

르노삼성이 수입해 판매 중인 QM3가 수입차냐 국산차냐를 놓고 족보 논쟁이 분분하다. 발단은 한국수입차협회(KAIDA)가 집계하는 수입차 판매 실적이다. KAIDA는 회원사를 대상으로 매월 판매량(등록대수 기준)을 조사하는데 QM3가 여기에 포함되느냐를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QM3는 지난달 20일 예약 판매 개시 7분 만에 1000대가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르노삼성은 연내에 예약 판매 물량을 모두 공급할 예정이다.

만약 이 수치가 KAIDA의 12월 실적에 반영된다면 수입차 시장에는 적잖은 지각변동이 일어난다. 11월과 12월의 판매량이 비슷하다는 전제하에 11월 780대를 판매해 5위를 차지한 포드는 QM3에 자리를 내줘야 한다. 1650대를 팔아 4위에 오른 아우디도 강력한 경쟁자를 만난 셈이고 QM3의 현재 대기 고객이 5000명을 넘는 것을 감안하면 1위(2825대)인 폭스바겐도 안심할 수 없다.

재미있는 것은 르노삼성의 태도다. 르노삼성은 QM3에 대해 '엄밀히 따지면 수입차지만 결국 국산차'라고 주장하고 있어서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브랜드와 판매자가 르노삼성인 만큼 판매 대수는 우리가 집계할 것"이라면서 "향후에도 수입차 실적에 포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국산차와 수입차를 가르는 기준은 생산지다. QM3도 전량 스페인에서 만들기 때문에 수입차가 분명하다. KAIDA 윤대성 전무는 "수입차가 맞는데 르노삼성은 어찌된 일인지 KAIDA 쪽에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면서 "일본은 혼다, 도요타, 닛산 등 자국 브랜드라도 해외에서 만든 것은 수입차로 엄밀히 구분해 실적에 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르노삼성의 입장은 요지부동이다. 최근 진행된 QM3 미디어 간담회에서 박동훈 부사장은 'QM3는 르노 삼성 실적에 잡히는 국산차여서 부품값 등을 비싸게 받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2000만원대 초반의 저렴한 차값을 만회하기 위해 부품값을 비싸게 받지 않을까 하는 의혹을 겨냥한 것이다. 르노삼성은 "스페인에 이미 생산 설비가 있고 그것을 활용하는 게 시간과 비용 면에서 가장 효율적이어서 스페인에서 생산할 뿐"이란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의 경우라면 수입차임을 내세워 마케팅을 할 텐데 QM3는 반대라 흥미롭다"면서 "일단 수입차로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한 만큼 이 바람을 르노삼성차로 확산시키려는 전략 같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QM3의 족보 논란에 쐐기를 박은 것은 보험개발원이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자동차 보험 등급에 의하면 QM3는 '외제차·기타'로 10등급이다. 동급으로 분류된 차로는 기아 카니발이 있다.
이 때문에 QM3의 보험료가 비씨자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그렇다면 QM3의 자동차 보험료는 얼마나 나올까. 시중 보험사에 문의한 결과 할증이나 가족 보장 없이 70만원대 초반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동급 사양의 국산차와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