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美 테이퍼링 시행에 투자자 ‘갈팡질팡’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2.20 17:30

수정 2014.10.31 09:05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시행이 결정되면서 향후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전문가들이 '호재다' '아직은 아니다'라는 서로 다른 분석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이렇다 할 명백한 투자 기준이 없는 투자자들은 갈팡질팡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테이퍼링 이후 전문가들의 증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호재로 판단하는 입장은 증시의 악재였던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국내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절묘한 시장 소통 능력을 보여줬다"며 "FOMC 회의 결과에 코스피200지수는 장 초반 263~259포인트 사이 등락을 거듭했지만 발표 전 종가였던 259.98에서 소폭 오른 260.20포인트에 마감, 테이퍼링에 대한 불확실성은 제거됐고 시장 영향 또한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테이퍼링 발표 당시 코스피200지수 선물 가격은 변동을 보였지만 곧 빠르게 회복했고 정규장 또한 큰 폭의 상승이 있었으나 이내 보합 수준까지 하락했다.
환율, 채권, 주식, 투자주체별 움직임도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당초 우려했던 변동성 증가에 대한 우려보다는 안정적인 수준이었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이퍼링 규모는 당초 시장 전망치인 5억~100억달러의 상단, 당사 예상치 50억달러를 넘는 수준으로 미국 통화당국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현 시점에서는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민상일 흥국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 반응은 나쁘지 않았지만 국내 증시를 미국과 비슷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에는 주의가 필요하다"며 "불확실성 해소는 단기 이슈이고 테이퍼링 실시의 시장 테스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 연구원은 이어 "테이퍼링 실시가 달러 강세에 따른 수요 증대로 이어지면 상대적인 신흥국 자산에 대한 글로벌 유동성의 축소가 예상된다"며 "특히 상반기처럼 아시아 금융시장이 교란되면 국내 증시도 외국 자금이 빠져나가 변동성 확대 부담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 4·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도 여전한 가운데 주요 민감주들의 실적 추정치 하향이 지속되고 있다"며 "내년 1월 초 예정된 삼성전자 프리(pre)어닝 발표 이후 코스피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본격적인 테이퍼링 시기에 미국 연준 의장 교체 시점이 맞물리는 점과 달러 강세로 인한 엔화 약세가 더욱 확대되는 점 등도 변수로 지적했다.

이 같은 전망 속에 투자자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한 개인투자자는 "증권사 리포트를 보면 대체로 긍정적인 전망이 많지만 실제 투자자들 사이에선 투자를 쉬어야 할 시기로 여겨지고 있다"며 "연말랠리도 신통치 않아 일단 자금을 회수하고 이슈가 안정 국면을 맞으면 다시 투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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